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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창] 성장통이 있어야 성장한다

조용준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


코스피가 2,000선을 돌파한 후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 증시는 고평가 논란에 휩싸이면서 변동성이 높아지고 있다. 제네바 합의 후 다소 완화됐던 우크라이나 관련 긴장감은 중앙정부와 동부 친러시아 세력 간의 교전 격화, 러시아의 대규모 군사훈련 계획 등으로 재차 고조되고 있다.

필자는 지금 증시의 모습을 '성장통(growing pain)'에 비유하고 싶다. 한 사람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성장통은 필연적으로 경험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지금을 성장통으로 해석해야 하는 몇 가지 이유를 생각해보자.

첫째 중국이 경기둔화를 막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발표했다. 부동산 개발업체 증자 허용, 대형기업 우선주 발행 허용, 보장성 주택 건설 및 판자촌 재개발, 그리고 지방 상업은행들에 대한 지준율 인하 조치 등이 최근 발표된 정부정책들이다. 일련의 정책들은 하반기 중국 경기 사이클 개선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과 한국의 상대적인 저평가 역시 점진적으로 해소돼 갈 것으로 판단된다.

둘째 올해 1·4분기 이후 국내 기업이익 개선이 점진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최근 1·4분기 실적을 발표한 LG디스플레이·LG화학·SK하이닉스 등은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국내 기업의 영업이익 증가율은 올해 1·4분기 3.7%를 저점으로 2·4분기 5.9%, 3·4분기 16.2%로 꾸준히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셋째 다소 부침은 있을 수 있지만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순매수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일본 아베노믹스에 대한 한계점이 드러나면서 외국인 투자가들은 '일본 증시 매도, 한국 증시 매수' 포지션을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3월 이후 외국인은 일본 증시에서 11조6,000억원을 순매도 한 반면 한국 증시에서는 2조2,000억원을 순매수했다.

넷째 미국 연준은 저금리 기조를 유지할 것이고 이는 신흥국 증시를 포함한 위험자산들의 가격 상승에 우호적인 환경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신흥국 주식형 펀드로 자금이 3주 연속 순유입됐고 이 기간 동안 총 순유입된 금액도 70억6,000달러에 이른다.

'글로벌 경기회복'이라는 큰 틀에서 금융시장도 정상화 과정이 진행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성장통도 불가피하지만 과도한 안전자산 선호와 선진국 쏠림현상 역시 완화돼 갈 것이다. 하반기 국내 증시는 현재 수준보다는 한 단계 레벨업이 돼 있을 것이다. 한 사람의 성장통이 끝나면 한층 성숙된 모습을 보이는 것과도 같은 이치다. 따라서 2·4분기의 성장통은 국내 주식비중을 늘릴 수 있는 적기가 될 수 있다. 항상 그렇지만 장기적으로 주가는 기업가치와 성장의 방향성을 반영한다. 현재의 변동성보다는 경기 방향성을 감안한 장기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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