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도 이제 씨잘데기 없는 논쟁은 그만두고 서로 화합하면 월매나 좋으요, 안 그요?” “국가 발전이, 민주주의가 머 별거여, 서로 쪼매 신경 쓰고 오해 풀면 안될 게 머다요?” 28일 오후 국회 도서관에서 이색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영호남 사투리 어울림 한 마당’이 그것. 국회 지방자치발전연구회 주최로 열린 이날 행사는 지역간 이해와 화합을 도모하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다. 자리에 참석한 여야 영ㆍ호남 의원들은 출신 지역을 바꿔 서로의 ‘입심’을 뽐냈다. 영남 출신의 열린우리당 조성래, 한나라당 김충환ㆍ김명주 의원과 호남 출신의 열린우리당 양형일ㆍ주승용ㆍ채수찬 의원 등이 선수로 나서 ‘갈고 닦은’ 사투리 솜씨를 뽐내 관객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여야 의원들은 행사를 위해 한달여 동안 자신의 연설을 녹음하고 사투리 사전을 보며 과외까지 받는 등 ‘맹훈련’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명주 의원은 “과외 선생님을 모셔 틈틈이 호남사투리를 가다듬었다”며 “충무공 탄신일을 맞아 오늘 행사가 영ㆍ호남이 서로 화합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원기 국회의장은 행사에 앞선 축사에서 “국회의장이 당적을 버리듯 비록 정읍 출신이지만 오늘은 표준말로 인사를 드리겠다”며 “이런 자리가 다른 지역의 문화를 이해해 대화와 타협의 폭을 넓히는 토대가 됐으면 한다”고 유창한(?) 표준어 실력을 보였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