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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자금 ‘풍요속 빈곤’/9월 통화동향

◎예년보다 5천억 더 풀려도 은행등 중간단계서 막혀 가계·기업 ‘찬바람’1년중 자금수요가 가장 많다는 추석이 끼어있지만 시중에 공급되는 자금규모만 놓고 보면 자금사정이 어렵다고 얘기하기 힘들게 되어있다. 그렇다고 실제 기업이나 가계가 느끼는 주머니사정이 풍요로울 것으로 기대하기는 쉽지않은 상황이다. 한국은행은 4일 추석전까지 최소 4조5천억원, 최대 5조원의 자금을 시중에 공급, 기업이나 가계의 추석자금수요를 충족시켜줄 것이라고 밝혔다. 추석전 10일(은행영업일 기준)동안 해마다 4조원에서 4조4천억원 정도가 풀려나간 전례에 비춰 적지않은 공급규모임에 틀림없다. 물론 한은이 오는 8일 제일은행에 주는 특융 1조원도 이 범위에 포함된다. 그러나 기업이든 가정이든 올 추석 자금사정이 한은에서 풀리는 돈만큼 풍족해질 것으로 믿지 않는다. 지난달과 마찬가지로 경기침체는 계속되고 있는데다 일부 은행이나 종금사의 자금난이 여전해 기업이나 가정으로 통하는 자금파이프는 굳게 닫혀있기 때문이다. 또 한은의 통화정책에 대한 금융권의 신뢰도 그리 튼튼하지 못하다. 한은이 지난해부터 중심통화지표를 M2(총통화)와 CD(양도성예금증서), 금전신탁을 합한 MCT로 바꿨다지만 금융시장 관계자들은 여전히 종전 지표인 M2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와 관련, 7월부터 시판중인 은행의 MMDA(시장금리부 수시입출식 예금)의 급격한 증가는 눈여겨볼 대목이다. 지난달말 현재 MMDA잔액은 9조2백억원에 달하며 이 가운데 30∼35%는 2금융권에서 옮겨온 자금이어서 M2증가율을 19%이상으로 끌어올렸다. 한은은 앞으로도 이같은 추세가 계속돼 MMDA잔액이 20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있다. 이는 M2가 지속적으로 증가한다는 의미이며 결국 「한은이 M2증가율을 낮추기 위해 언제 통화환수에 나설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한은이 통화환수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 팽배해있는 것이다.<손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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