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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와 사람] LPGA풀 시드권 확보 김주미

"美 그린 신인왕 먹어야죠"


“샷 하기 전에 그렇게 떨어본 적이 없어요. 앞에 해저드가 있었지만 140야드에 7번 아이언으로 한 클럽 크게 잡았는데도 어드레스 때부터 덜덜 떨리는 게 딱 죽겠더라구요.” 지난 6일 5라운드 합계 1언더파 공동 12위로 내년 미국 LPGA투어 풀 시드를 확보한 김주미(20ㆍ사진). 그는 2002 아시안게임 단체 금, 개인 은메달에 2003 KLPGA 대상과 신인상, 상금왕, 다승왕 등을 모두 휩쓸었던 배짱 두둑한 선수다. 하지만 미국 LPGA퀄리파잉(Q) 스쿨 최종일 마지막 홀 이야기를 하면서 다시 또 그 샷을 하는 것처럼 긴장하는 기색이었다. 더블보기만 해도 붙을 수 있는 스코어였지만 꼭 뒤땅을 낼 것 같은 불길한 생각이 머리를 가득 채웠다는 것. 워낙 중요하게 생각한 관문이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분위기가 선수들을 압도했다는 설명이다. “동반자들끼리는 처음부터 끝까지 아예 말을 하지 않는다”는 그는 “경기위원들이 바짝 따라붙어 초시계를 재곤 해서 더욱 긴장감이 넘쳤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누가 빤히 쳐다보면 잘 하던 샷도 흔들리게 마련이다. 더구나 파란 눈의 경기위원이 시계까지 들고 설치면 샷이 빨라질 수 밖에 없다. “3라운드에서 공동42위까지 밀리고 난 뒤 ‘내년에도 이 짓을 또 해야 하나’하며 골똘히 생각하는데 문득 초시계가 떠오르더라구요”. 김주미는 4라운드부터 ‘모르겠다’는 심정으로 배짱을 튀기며 플레이하기로 했다. 워낙 어드레스 들어가면 바로 치는 스타일이지만 경기위원이 어른 거리면 자신도 모르게 서둘러 스윙을 했다는 점을 깨달았다던 것이다. 그는 “나흘째부터는 약간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어드레스를 풀고 다시 셋업하고 그래도 아니면 다시 빠지는 식으로 했는데 그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긴장된 순간, 주변 상황이 아무리 자신을 몰아 세워도 템포와 리듬을 잃지만 않으면 된다는 것을 새삼 느낀 셈이다. “처음부터 승승장구해 어려움 없이 풀 시드를 따냈으면 전혀 몰랐을 교훈을 얻었다”는 김주미는 “덕분에 내년 정규투어 활동에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국내 신인왕에 미국 무대 진출까지 2단계 목표를 이뤘고 이제 목표는 미국 신인왕”이라며 “이번 Q스쿨을 통해 막연히 잘하겠다는 생각만 가지고는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으니 죽기 살기로 해보겠다”며 다짐도 잊지 않았다. 한편 김주미는 치아 및 턱 관절 교정을 위해 최근 서울대 치과병원에 입원했었다. 루머로 떠도는 턱 수술을 하는 것이 아니라 치아 위아래를 맞춰 교정하기 위해서 였다. 내년 5월까지는 남영우 프로가 캐디를 하며 투어 적응을 돕기로 했으며 치아 치료가 끝나는 대로 박세리가 있는 플로리다 올랜도로 동계훈련을 떠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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