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무용 콩쿠르 1위 김용걸·김지영 또다시 콤비 이뤄 눈길<BR>13일 예술의 전당서 막 올려…유명인 카메오 등 볼거리 다양
해적이 노예로 팔린 소녀를 구출해 낸다는 무용담인 줄거리에 100여명에 이르는 무용수들이 대거 등장하는 발레 ‘해적’이 13일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막을 올린다.
‘해적’은 영국시인 바이런의 동명 비극시를 러시아 황실발레단 안무가 마리우스 프티파가 1868년 유쾌한 발레로 만들어 보여진 이후 세계 각지에서 끊임없이 올려지는 레퍼토리다.
17일까지 계속되는 이 작품의 국내 초연은 국립발레단이 지난 94년 국립극장 대극장에서다. 이때 윤병철 하나은행장, 강신호 동아그룹회장, 오세훈변호사를 포함한 사회 인사를 터어키 상인으로 출연시켜 더욱 화제를 모았던 작품이다.
올해도 ‘춤추는 저명인사’의 바람을 일으킬텐데, 그 인사로는 송자 대교 회장,
오세훈 변호사, 허참 명지유통 회장,
이종구 의학박사 등 10여명이 출연한다.
98년에 이어 국립발레단이 세번째 무대에 올리는 이번 작품이 관객들의 관심을 모으며 7회 공연중 일부가 매진되는 사례를 보이는 이유가 있다. 국내외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국내 최고의 무용수들이 이례적으로 한자리에 모인다는 것이다.
특히 네델란드 국립발레단의 수석무용수로 활약하는
김지영(메도라역)과 파리오페라 발레 객원주역으로 활동하는
김용걸(콘라드역)이 5년 만에 함께 무대에 서는 것.
이들이 함께 호흡하면서 노련함과 세련미가 기대되는 14일과 16일 저녁 R석공연 500여좌석은 이미 동이 난 상태. 이들은 지난 98년 세계적인 파리 국제무용콩쿠르에서 동양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듀엣 부문 1위를 수상했던 경력의 명콤비다.
이밖에도 모스크바 볼쇼이 발레학교를 졸업한
김주원(메도라역)과 국립발레단
김현웅(콘라드역)이 신선한 파트너로 호흡을 맞추고, 제일교포 3세로 일본 K발레단의 객원 주역인 강화혜(메도라역)와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인
장운규(콘라드역)가 파트너십을 자랑할 예정이다.
이번작품은 예전과 다르게 프티파의 초기 안무를 러시아 출신 콘스탄틴 세르게예프가 수정ㆍ보완했다. 해적선의 난파로 시작하는 프티파 버전과 달리 세르게예프는 터키 광장의 노예시장이 오프닝 무대다.
악덕 부호에게 노예로 팔린 아름다운 그리스 소녀들을 정의로운 해적들이 구출한다는 내용이다. 마지막 장면에서도 난파장면 대신 주인공인 메도라와 콘라드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항해를 떠나는 행복한 결말을 내린다.
발레 ‘해적’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고전 발레의 기본기에 인물의 독특한 개성이 강조되는 ‘캐릭터 댄스’와 볼거리가 가득하다는 것. 이국적인 지중해의 해변, 북적대는 아라비아 풍의 노예시장, 바다가 보이는 동굴에서 펼치는 해적들의 장쾌한 춤이다. 또한 해적 노예 상인들이 맞부딪치며 분출하는 남성 군무와 수십명의 여자 무용수들이 화사한 튀튀를 입고 펼치는 고전적인 피날레 가 그것이다.
박인자 국립발레단 예술감독은 “기존의 레퍼토리를 무대에 올리지 않고 보다 도전적인 작품을 관객들에게 소개하기위해 해적을 선정했다”며 “세계에서 활동하는 우리 무용수들의 기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무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02)587-6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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