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의 하강 추세가 뚜렷해지면서 소비ㆍ투자 등 내수 부문에 이어 우리나라 경제의 유일한 버팀목인 수출이 크게 위축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LG경제연구원은 7일 ‘세계 경기 하강, 국내 파급 가시화’라는 보고서에서 “선진국 경기의 둔화세가 글로벌 경제로 파급되면서 수출까지 위축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최근 거론되고 있는 경기위기설의 가능성은 낮지만 실물경기의 하강 추세는 뚜렷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원은 “지난 8월 수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20% 이상 증가했지만 단가 상승률이 10%를 넘을 것으로 추정되는 점을 감안하면 물량 기준으로는 증가율이 한자릿수에 불과하다”며 “미국과 유럽으로의 수출은 이미 둔화되고 있고 선진국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개발도상국으로의 수출도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중국의 경우 지난해 25% 이상의 증가율을 보이던 물량 기준 수출증가율이 최근 10%대로 둔화됐고 대만ㆍ싱가포르ㆍ홍콩 등의 수출 증가율 역시 모두 크게 감소했다. 수출기업의 경기실사지수(BSI)가 최근 2개월간 큰 폭으로 하락하는 등 수출 경기에 대한 기대심리도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연구원은 “유가 안정세가 지속될 경우 교역조건은 개선되겠지만 세계 경기의 하강으로 수출이 둔화되면서 소득 및 구매력이 떨어지고 소비 부진은 장기화될 수 있다”며 “경기의 빠른 위축을 막기 위해 총수요 대책을 비롯해 경기 대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구원은 “대내외 리스크 요인은 가뜩이나 부진한 수요를 더 위축시켜 수요 불황의 악순환을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며 “금융시장을 안정시켜 이런 리스크를 줄이는 방안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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