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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보감] 십전대보탕

체지 맞게 처방후 먹어야 효과

날씨가 예년과는 달리 뜨겁다. 본래 여름은 뜨거워야 맛이다. 여름은 우주의 기운이 가장 강건하여 땅에 있는 천지 자연에 가장 활력이 넘치는 시기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지나치게 뜨거운 햇볕은 준비를 갖추지 못한 생명들에게는 감당키가 어렵다. 특히나 허약한 사람들, 노약자나 어린이, 병약한 사람과 심한 스트레스 과로 등으로 몸이 지친 사람들에게는 이 더위가 심히 부담스럽다. 삼복더위에 들어가면 사람들은 앞 다퉈 보신 식품들을 찾는다. 모두 원기를 보충하기 위해서다. 찾는 음식들로, 개장국, 삼계탕, 추어탕에서 장어 복국까지 다양하다. 온몸이 축 늘어지기 쉬운 여름날 이런 음식은 실제로 원기를 찾는 데 적지 않은 도움이 된다. 원기를 보충하는 데 도움되는 한방의 처방으로 십전대보탕은 약이라는 생각을 잊어버릴 만큼 대중적인 약이 되었다. 십전대보탕은 본래 그 개념이 남성의 기를 북돋운다고 하는 사군자탕과 여성의 피를 강화해준다고 하는 사물탕의 특성을 합하여 10가지 약재로 완성시킨 '종합영양제' 격의 보약이다. 기와 혈을 함께 강화하는 처방이기 때문에 기혈이 함께 약해진 사람에게 맞는다. 인삼 백출 백복령 감초 숙지황 백작약 천궁 당귀 황기 육계 등 10가지 약재로 처방하여 혈액순환을 돕고 빈혈을 개선하며 소화를 도와 식욕을 높게 하고 뱃속을 편하게 하며, 원기를 되찾아줌으로써 남성은 정력이 높아지고 여성은 심신에 활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약이라도 언제 어디서 누구나 먹어도 좋을 수는 없다. 십전대보탕 역시 표준 처방 하나만으로 비타민 음료처럼 누구나 똑같이 만들어진 기성제품을 마신다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 십전대보탕이 워낙 전통적인 명약으로 알려져 있다 보니 요즘은 동네 구멍가게의 음료수 진열장에까지 버젓이 놓여있는 현실인데 체질적인 특성이나 질병여부를 고려하지 않고 너도나도 손쉽게 사서 마시는 것은 약이 아니라 독이 될 수 있다. 본래 진실한 약이란 상황과 장소와 먹는 사람에 따라서 한가지 재료라도 더하고 덜하여 제대로 맞춤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원기가 떨어져 여름 더위를 이기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십전대보탕은 좋은 처방이다. 그러나 아무리 잘 알려진 약이라 하더라도 한의사에게 먼저 자신의 상태를 보이고 특성에 맞는 가감처방을 받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은주ㆍ서울 강남구 역삼동 대화당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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