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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시장] 양극화현상 심화

채권시장안정기금이 27일부터 우량채권 매수에 본격적으로 나서면 국공채와 신용등급이 투자적격(BBB- 이상) 이상인 회사채 중심의 지표금리는 하락하겠지만 6대 그룹 이하 일반기업들의 채권발행이나 유통은 더욱 어려워지면서 비우량채권 금리가 오히려 오르는 금리 이원화현상이 심화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그러나 주식시장은 지표금리의 하락 등 자금시장 불안이 진정되는 데 힘입어 반도체·전기전자 등 실적호전주를 중심으로 재상승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26일 채권시장 관계자들은 『안정기금이 본격적인 활동을 개시하면 기금이 주로 매수할 우량회사채 시장과 그렇지 않은 신용등급 BB+ 이하 채권 등의 매매시장으로 시장이 이원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에 따라 금리 역시 지표금리만 하락할 뿐 기업들이 실제 느끼는 체감금리는 오히려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안정기금은 27일부터 은행·보험업계가 1차 출연한 2조5,000억원으로 채권매입에 본격적으로 나서며 오는 10월15일까지 8조원을 추가 출자하되 부족할 경우 9조5,000억원을 더 늘려 출자규모를 20조원으로 확충할 계획이다. 실제 지난 21일 3년 만기 회사채 금리는 20일의 10.82%에서 10.68%로 0.14%포인트 급락했으나 만기가 1년 남은 한화석유화학 회사채(신용등급BBB-)는 채권시장에 덤핑물로 나오면서 11.25%에 거래됐다. 1년 만기물이 11.25%라면 이를 정상적인 3년 만기 회사채로 봤을 때 수익률은 12% 수준에 육박한다. 특히 올 하반기에 발행될 13조원 규모의 국채 및 2조4,000억원 규모의 예금보험공사채 예정물량을 고려할 때 시중자금이 국고채 수요에 몰리면서 일반 회사채 시장에는 국채발행이 민간의 회사채 발행을 위축시키는 구축효과가 발생, 안정기금이 개입하는 시장 이외의 채권시장은 더욱 위축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LG투신운용의 채권펀드매니저인 최원영(崔源寧) 과장은 『하반기의 대규모 국공채 발행물량을 시장이 어떻게 소화해낼지 걱정』이라며 『대우를 제외한 5대 그룹 이하 기업의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 역시 투신권과 은행권이 소화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호전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들어 은행권은 초단기 상품을 제외한 신탁에서의 자금이탈 및 채권시장 안정기금 출연 등으로 부족해진 필요자금을 양도성예금증서(CD) 발행 등을 통해 메우고 있다. 이에 따라 3년 만기 회사채 및 국고채 수익률이 급락함에도 불구하고 CD금리는 상승추세를 보이고 있다. 박성진(朴成振) 신영증권 채권조사팀장은 『당분간 시장은 안정기금이 매수하는 우량회사채 중심의 시장과 그밖에 거래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 시장으로 이원화하면서 금리도 차별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중기적으로는 기금의 소진율이 금리동향의 최대변수로 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같은 금리이원화현상에 불구하고 주식시장은 지표금리만 안정되면 투자심리가 급속히 회복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이헌협(李憲協) 현대증권 바이코리아 조사팀장은 『추석 이후 채권안정기금으로 인한 금리안정과 타이완 지진의 여파, 엔화강세 등 각종 재료들이 반도체를 비롯, 유화·철강 등 수출관련 업체들의 주가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면서 『수출관련주 중 실적호전주들이 지속적인 상승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의식기자ESAH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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