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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총재 "경기 급속 침체 위험 없다"

"경기부양책 반대" 당분간 금리동결 시사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금리인하 검토 등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나섰다. 이 총재는 이날 국회 재경위 국정감사에서 경기부양책이 필요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이전보다 우려가 많지만 경기가 연말과 내년으로 넘어가면서 크게 침체로 빠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통화정책면에서도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며 “한은이 가진 정책 수단은 통화정책으로 환율이나 통화안정증권 때문에 정책의 손발이 묶여 있지는 않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의 이 같은 발언은 ‘당분간 금리 동결’을 시사한 것으로 재계나 정부 일각의 경기부양론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 총재는 “한은 경기 전망이 너무 낙관적”이라는 지적에 대해 “좋다는 게 아니라 급속한 침체로 빠질 위험이 없다는 뜻”이라며 “올 상반기까지 빠르게 회복하던 경기가 여름 이후 속도가 둔해졌고 내년에는 미국 등 세계경제가 올해보다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평소 한은의 콜금리 인상에 곱지 않은 시각을 나타내왔던 강봉균 열린우리당 의원이 “경기의 하방 리스크가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면 조치를 취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묻자 이 총재는 “경기 상황이 나빠지면 대응조치를 취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금융시장의 유동성 등 다양한 문제들을 고려해야 한다”며 재차 금리인하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어 “올해 경제성장률은 5% 정도, 내년에는 이보다 좀 아래로 내려갈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는 전년 동기 대비로 4% 안팎 정도를 나타내고 하반기에는 더 나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최근 ‘일본경제 회복의 배경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서도 “재정수지가 취약하고 정부 부채 수준이 높을 경우 경기 후퇴 때는 정책 대응이 어렵다”며 정부의 팽창 재정을 통한 경기부양책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바 있다. 이 총재는 또 “과거 몇년 동안 계속됐던 원화의 강세 일변도는 한계에 가까이 오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앞으로는 속도가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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