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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의장 "찬-반의원 모두 가슴 아파"
입력2005-11-23 18:45:57
수정
2005.11.23 18:45:57
■ 쌀협상 비준동의안 국회통과 안팎<br>민주노동당 단상 점거등 격렬저지 무위로
여야는 23일 쌀 비준안 국회 처리에 앞서 긴박한 움직임 속에 ‘전시체제’를 가동했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각각 당론 처리와 자유표결 방침을 내놓은 반면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은 무위에 그쳤지만 격렬한 저지에 나섰다. 때문에 이날 아침부터 본회의 표결까지 진통이 끊이지 않았다.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비준안 처리를 더이상 늦추기 어렵다고 판단, 이른 아침부터 적극적인 처리 움직임을 보였다. 정세균 의장은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 “우리가 쌀을 개방하려고 비준하는 게 아니라 10년 동안 쌀을 전면 개방하지 않고 수입제한 조치하려는 것이다. 더이상 미룰 수 없다”고 말했다.
정 의장 등 여당 지도부는 ‘국익’을 명분으로 당론 찬성 방침을 세워 의총 등에서 소속 의원들을 대상으로 표 단속에 들어가는 모습이었다. 지도부는 점심 도시락까지 주문해놓고 소속 의원들을 동원, 국회 본청의 의장실 등을 지켰다.
한나라당은 본회의 전부터 ‘표정관리’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었다. 여당이 쌀 비준안을 밀어붙이는 상황에서 굳이 ‘총대’를 멜 필요가 없는데다 당내 농촌 출신 의원들도 강력히 반대입장을 보였기 때문.
이계진 대변인은 “말을 물가에 끌고 가는 것은 목동이 할 수 있지만 그 물을 먹는 것은 말의 마음”이라며 자유투표 방침을 재확인했고 나경원 공보부대표도 “한나라당은 사실상 쌀 비준안 상정에는 반대할 수 없고 다만 농민에 대한 근본 대책을 정부에 요구한다”고 말했다.
반면 농촌 출신 의원이 대다수인 민주당과 결사반대 방침을 천명해온 민노당은 일제히 실력저지 방침을 밝혀 긴장감을 높였다. 민노당 의원들은 이날 잠긴 본회의장에 옆문 등을 이용해 진입, 본회의 30분 전 의장석을 점거하는 ‘실력’을 과시했다. 민주당도 본회의 전 “실력저지를 불사하겠다”고 밝힌 뒤 본회의장에서 피켓시위를 벌였다. 의원들은 ‘처리연기’라고 적힌 피켓을 줄지어 들고 사실상 발언대 점거효과를 냈다.
하지만 점거도 오래 가지 않았다. 본회의 예정시각에서 30분 가량 지난 뒤 김원기 국회의장이 열린우리당 의원들에 둘러싸여 입장했고 민노당 의원들은 저항 끝에 단상 아래로 밀려났다.
이 과정에서 노회찬 의원은 “당신들 의원이냐, 경위냐”고 고함쳤고 이영순 의원은 “어디 몸을 만지냐”며 따지기도 했다. 의장석에 들어선 김 의장이 비준안을 상정하고 이화영 열린우리당 의원이 제안설명에 들어가자 의장석 주변은 여야 의원들의 몸싸움과 고성이 극에 달했다.
결국 논란 끝에 김 의장이 입장 후 30여분 뒤인 오후3시8분 표결을 선언했다. 전자식 투표방식으로 순식간에 비준안 통과가 확인된 후 김 의장은 “통과시킨 사람이나 반대한 사람이나 모두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민노당 등 저지에 나섰던 의원들은 허탈한 표정으로 퇴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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