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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일자리 창출 힘써야"
입력2002-11-10 00:00:00
수정
2002.11.10 00:00:00
[인터뷰] 제럴드 휴겟 ESCAP 사회정책개발 국장"고령화(高齡化)는 노인들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국가 전체의 문제입니다. 사회구성원 개개인의 문제라는 얘기입니다"
제롤드 휴겟 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이사회(ESCAP) 사회정책개발 국장은 고령화와 노인복지의 개념은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점을 이해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가 이런 말을 꺼낸 데는 이유가 있다.
"대부분의 아시아국가들이 고령화와 노인복지를 혼동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고령화 대책이라고 내놓는 것을 보면 복지차원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어요."
휴겟 국장의 말은 완곡하다. 그러나 뒤집어 보면 아시아국가들의 대부분이 고령화의 물살에 거시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미시적인 대증요법만 동원하고 있다는 핀잔과 다름없다.
다시 말해 경로당이나 복지회관을 많이 짓는다고 해서 고령화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니라는 뜻이다.
"외환위기이후 사정이 많이 달라졌다고는 하지만 아시아국가들은 연공서열위주로 되어 있는 임금구조에서 빨리 벗어나야 합니다." 그는 고령화사회에서 일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건강한 노인들이 많은 나라들은 가시밭길을 가야 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을 방치함으로써 잃게 되는 기회비용이 만만치 않을 뿐더러 굳이 안들여도 될 부양비용만 가중시킬 것이란 지적이다.
"사회보장제도가 발달한 유럽의 경우 근로자들이 일찍 퇴직하는 바람에 엄청난 대가를 치르고 있습니다. 유럽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노인들이 일할 수 있는 유인책을 많이 마련해야 합니다"
휴겟국장은 이를 위해 노인들에 맞는 일자리가 많이 창출되어야 하며 연금제도나 기업들의 임금구조도 여기에 맞게 변화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와 같은 연공서열구조에서는 기업들이 노인들을 채용하려 해도 비용부담 때문에 일을 줄 수가 없다는 주장이다.
그는 또 고령자를 많이 채용하는 기업들에게는 강력한 인센티브를 주고 파트타임 일자리도 많이 마련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휴겟국장이 강조하는 고령화에 대응하는 기본 전제는 근로의욕의 고취와 건강한 노인들이 일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 "아시아국가들의 경우 서구사회보다 고령화가 뒤늦게 진행되고는 있지만 연금시스템이 너무 불안합니다. 장기요양서비스도 부족하죠"
그에게 한국에 대한 코멘트를 부탁했다. "오래 산다는 것은 인류에게 축복입니다. 축복을 재앙으로 맞지 않으려면 늦기 전에 빨리 준비해야 합니다.
박동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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