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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우리 모두가 이류 아닌가요?"

은희경 지음, '마이너리그'"우린 왜 메이저에 끼지 못하고 마이너를 맴도는 걸까?" 세상을 살다 보면, 주변에서 많이 듣는 푸념이다. 또한 이따금 스스로 자탄하기도 하는 말이기도 하다. 성공한 사람들의 무대인 '메이저 리그'는 좁다. 그래도 사람들은 늘 메이저를 꿈꾼다. 그래서 마이너에 속한 이들은 슬프다. 세상에 일류와 이류를 구분하는 잣대가 존재하는 한 누구도 이류 콤플렉스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98년 일간지에 연재했던 중편을 개작한 은희경의 장편소설 '마이너리그'는 이류 인생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주인공은 형준ㆍ승주ㆍ조국ㆍ두환 등 '58년 개띠' 고교 동창 4인방. 마흔 살이 된 이들은 실패한 카피라이터, 엉터리 사진작가, 직장만 뻔질나게 바꾸는 바람둥이, 예쁜 여학생을 차지했으나 속에 든 것 없이 살다 이역만리 타국에서 비명횡사하는 등 측은한 운명을 타고난 이들이다. 1958년생이라면 유신시대를 관통했던 세대이면서, 1959년생인 작가와 동시기 인물들. 그런 의미에서 개띠 마이너리거 네 사람은 세파에 흔들리며 좌충우돌식으로 살아온 대한민국 보통 남자들임과 동시에 은희경에게는 동병상련의 대상일수도 있다. 이상문학상ㆍ한국소설문학상 수상 작가인 은희경은 이번 작품에서도 특유의 경쾌한 필치를 유감없이 발휘하면서, 메이저에 끼지 못한 마흔살 한국 남자들을 양산한 한국의 이류적 세태를 비판하고, 많은 남자들의 이류적 품성들에 냉소를 보낸다. 저자는 "이 소설을 통해 사람의 삶이란 저 자신이 알게 모르게 사회 속에서 모양이 만들어지고 구부러지고 닳아가는 과정이라는 걸 말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40대 이류 남성들, 즉 마이너리거에게 느끼는 동질감의 표현인지 "내게 주어진 여성이라는 사회적 상황은 한때 나로 하여금 남성성에 대한 신랄함을 갖게 했"지만 "이제 나를 세상의 남성과 화해하게 만든 것이 삶의 마이너리티 안에서의 동료애가 아닌가 한다"며 위로의 말을 건넨다. 문성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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