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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호랑이 포효…축구강호 대열에
입력2002-06-05 00:00:00
수정
2002.06.05 00:00:00
● 4무10패끝 첫승…한국 월드컵 도전사반세기 한을 풀었다.
월드컵 본선 4무10패의 괴롭던 패배의 역사가 드디어 종지부를 찍었다. 도합 14번의 월드컵 본선 경기를 치루며 16강 진출은커녕 단 1승도 올리지 못한 코리아가 마침내 1승의 쾌거를 이룬 것이다.
54년 처녀 출전한 스위스월드컵에서 0대9란 치욕적인 패배를 당한 이래 30여년간 한국축구는 월드컵 무대에서 잊혀진 존재였다. 86년 본선진출의 숙원을 이룬 뒤에도 한국축구는 여전히 아시아의 '종이호랑이'였다.
한국이 월드컵 무대에 데뷔한 때는 6.25 전쟁직후인 54년. 한국대표팀은 해방 후 첫 한일대결에서 일본을 5대1로 대파한후 2차전에서 2대2로 비겨 첫 월드컵 출전티켓을 따냈다.
54년 6월11일 선박편으로 일본에 도착한 우리 선수팀은 미군 수송기를 겨우 얻어 타고 64시간만에 취리히에 닿았다. 11명 엔트리를 간신히 채운 우리팀은 강호 헝가리와 맞붙어 0대9라는 치욕적인 참패를 당했다. 데뷔전치고는 너무 가혹했다. 사흘뒤 벌어진 터키전에서도 0대7로 대패, 세계의 벽을 실감했다.
스위스 월드컵 참가 이후 30년이 넘게 한국은 월드컵 본선무대를 밟지 못했다. 번번이 예선에서 탈락, 본선티켓을 따내지 못한 것. 월드컵 본선진출의 염원은 86년에야 이뤄졌다. 85년 10월26일 본선행 티켓을 놓고 일본과 자웅을 겨룬 우리 팀은 최순호, 정용환 등의 노련한 플레이에 힘입어 일본을 2대1로 꺾고 본선진출의 감회를 맛봤다.
서독 분데스리가에서 활약중인 차범근을 보강한 대표팀은 그러나 세계 최강 아르헨티나와의 첫경기에서 3대1로 무릎을 꿇었다. 이어 불가리아와 1대1 무승부, 이탈리아와 2대3으로 패해 결국 16강에 오르지 못했다.
멕시코월드컵 이후 한국은 연속 월드컵 본선에 오르는 기쁨을 누렸지만 16강 진출이란 새로운 과제에 직면했다. 90년 이탈리아월드컵에서 벨기에, 스페인, 우루과이에게 각각 0대2, 1대3, 0대1로 3전 전패, 여전히 역부족을 드러냈다.
93년 월드컵예선에서 패색이 짙었던 한국은 이라크가 일본과 비기면서 어부지리로 본선진출권을 획득, 94년 미국월드컵에 나설 수 있었다. 한국팀은 미국월드컵에서 스페인과 볼리비아와 각각 2대2와 0대0으로 무승부를 기록하고 독일에 2대3으로 패했다.
2무1패로 역대전적중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16강은 여전히 남의 나라 얘기였다.
4년뒤 차범근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98 프랑스월드컵에서 한국은 멕시코와 네덜란드에게 각각 1대3과 0대5로 대파당해 차 감독이 경기도중 경질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국은 벨기에와의 경기를 1대1로 비겨 간신히 체면을 지켰지만 세계의 벽은 한국에게 아직 높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실감시켜준 대회였다.
이규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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