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한국화의 미래를 이끌어갈 '차세대 주자'라고 평가받는 작가 유근택(41)이 3년 만에 동산방 화랑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다. 그를 '차세대 주자'로 평가하게 된 건 지난 1982년 그가 고등학교 2학년 시절 국선에 입선, 이틀 만에 고등학생이라는 이유로 수상 결정이 취소됐던 해프닝이 큰 배경. 당시 고등학생은 국선에 참가할 수 없었으나, 심사위원들이 그의 그림만 보고 평가해서 벌어진 사건이었다. 당시 그의 그림은 사군자나 전통적인 개념 산수화 대신 캔버스에 먹으로 도시풍경을 그려 파격적이라는 평가를 얻었다. 그는 한지에 전통 수묵화의 기법으로 그림을 그리지만, 캔버스에 담긴 내용은 철저하게 자신의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상을 풀어낸다. 아파트 거실에 빨간 꽃이 가득하고, 홍수가 난 듯 가재도구가 물속에 둥둥 떠다니는 장면을 분채(粉彩)와 숯으로 그린 그림은 지금까지 봐 온 한국화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리게 한다. 그는 "한국화 하면 종이의 일부를 비워놓으며 여백의 미를 강조하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하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전통적인 여백의 미에 대한 개념은 바뀌어야 한다"며 "평면적인 여백 보다는 공간적인 여백을 느낄 수 있고, 우리가 살고 있는 주변이야기를 담고 있어야 관람객과의 공감대를 좁혀나갈 수 있다"이라고 말했다. 전시장에는 최근 그린 작품 30여점을 걸었다. 전시는 11일까지. (02)733-58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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