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서울 강남역 인근 다이소 매장의 '강남역점'. 이른바 '1,000원숍'으로 잘 알려진 이 매장은 개장 된지 일주일도 채 안됐지만, 오피스 인근 직장인과 젊은 고객들로 북적거렸다. 매장크기도 130평의 2층규모로 널찍하고 사무용품, 인테리어, 화장품 등 1만5,000여 아이템들이 잘 정렬돼 있어 분위기가 깔끔하고 쾌적했다. 다이소아성산업의 박정부(66ㆍ사진) 회장은 이날 매장에서 기자와 만나자마자 물건 배치가 맘에 들지 않아 직원에게 호통 좀 치다 오는 길이라며 숨을 돌렸다. 그는"고객에게 싼 게 비지떡이란 인식을 주면 끝"이라며 "매장의 평수가 커지고 아이템이 늘어날수록 더 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이소 매장은 저가 균일가 숍이다. 500~5,000원까지 다양한 제품이 있지만, 5,000원짜리는 1%가 채 안 된다. 1,000원과 2,000원 제품이 각각 55%와 35%에 이른다. 일단 판매가를 정해놓고 상품을 개발하다 보니 마진이 작을 수밖에 없는 대표적인 박리다매형 사업. 이번에 개장한 강남역점의 경우 월 매출 3억원을 목표로 잡았다. 박 회장은 "단돈 만원을 팔아도 10개 제품을 새로 진열해야 한다"며 "유통업체와 비교해도 일이 고돼 사명감 없이는 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에도 다른 업체에서 산 1,000원짜리 제품을 들고 와서 바꿔 달라는 고객이 있다"며 "브랜드 파워를 키워 '다이소 매장은 다르다'는 인식을 소비자에게 심어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이 매장 제품의 품질을 자신하는 이유는 바로 100엔숍으로 유명한 일본 시장에서 검증 받았다는 점 때문이다. 그는 지난 20년간 무역업체 ㈜한일맨파워를 통해 일본에 균일가 상품을 수출해 왔다. 박 회장은 "다이소의 가격 파괴 비결은 우리는 상품 개발에만 집중하고, 생산은 100%외주를 주기 때문"이라며 "전세계를 돌며 좋은 아이템을 발굴해왔다"고 말했다. 총 530개 매장 중 직영점 비중이 80%나 되는 것도 품질을 고수하기 위한 노력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특히 다이소는 매달 10개 가량의 새 매장을 내면서 점포당 10명씩, 월 100명 이상을 고용하고 있다. 9개월간 일한 뒤 개인이 원하면 정규 직원으로 바로 채용해 고용의 규모나 질적 측면에서 모두 대형마트를 앞지른다. 그는 "살림에 보탬이 되겠다는 맘으로 일자리를 찾는 주부들을 주로 고용하는 만큼 서민 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이 자못 크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1997년 1호점을 오픈한 다이소는 지난해 매출 3,300억원을 올렸으며, 올해 매장 수를 65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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