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물산은 전날 대비 7.36% 떨어진 7만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물산은 이날 장 초반 8만원까지 돌파하며 52주 신고가를 새로 쓰기도 했으나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에 약세로 돌아섰다. 엘리엇이 삼성물산 주식 1,112만5,927주(7.12%)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힌 지난 4일 이후 이틀간 주가가 20% 넘게 급등하자 차익 실현 욕구가 커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 삼성물산 주식을 대량 매수하며 주가를 끌어올린 외국인의 ‘팔자’ 전환이 눈에 띈다. 외국인은 지난 4~5일 이틀간 약 1,783억원어치의 삼성물산 주식을 순매수하며 지분 매집에 나선 듯한 움직임을 보였으나, 이날은 약 35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지난 5일 477억원어치를 사들였던 기관도 이날은 279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주가 하락을 주도했다. 삼성물산은 이날 기관의 순매도 종목 1위(거래대금 기준) 자리를 차지했다. 개인은 145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삼성물산 주가가 펀더멘털 이외의 이슈로 단기급등한 만큼 당분간 변동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엘리엇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안에 제동을 걸고 나선 이후 삼성과 엘리엇 사이에 지분 경쟁이 벌어질 것이란 전망이 그동안 주가를 밀어올린 이유이기 때문이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최근 급등세가 펀더멘털 개선에 의한 것이 아니었던 만큼 상승세가 지속되긴 어려웠다”며 “당분간 합병 관련 뉴스가 나올 때마다 주가가 크게 요동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물산과의 합병 이슈가 있는 제일모직도 사흘만에 하락세로 전환했다. 제일모직은 이날 전날 대비 6.85% 떨어진 18만3,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제일모직의 하락세도 외국인(-9억6,000만원)과 기관(-241억4,000만원)의 순매도세가 주도했다. 삼성물산 주요 주주인 일성신약도 급등세를 멈추고 전날과 같은 15만6,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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