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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공영제 서둘러야
입력2002-07-29 00:00:00
수정
2002.07.29 00:00:00
중앙선관위가 선거의 완전공영제를 골자로 한 선거개혁안을 제시했다. 선관위가 제시한 개혁안들은 그 동안 끊임없이 논의됐던 것이고, 정치권에서도 총론으론 찬성하면서도 각론에선 반대해 실천이 안됐던 내용들이다.
중앙선관위 제안의 핵심은 정치의 고비용 구조를 타파해 정치부패를 막자는 것이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은 정당ㆍ거리연설회와 정당의 지구당제를 폐지한 것과, 100만원 이상의 정치자금은 반드시 수표로 받게하고, 기부자의 이름을 공개토록 했으며, 10만원 이상의 정치자금을 지출할 때도 수표나 카드를 쓰게 하는 등의 정치자금의 투명화에 관한 것이다. 이 정도만 실천된다면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깨끗한 선거를 치를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정당연설회는 전형적인 구시대적 선거방식이다. 세 과시를 위한 청중동원형의 정당연설회는 고비용 정치의 표본이었다. 대선 때는 더욱 극심해서 수백만명의 청중을 동원하느라고 천문학적인 정치자금을 썼다.
이 같은 청중동원 선거가 정치를 부패시키는 가장 큰 원인이었다. 기존의 방송과 신문 외에 인터넷시대를 맞아 후보자들이 유권자를 만나는 길은 다양하게 열려있다.
미디어 선거는 저비용ㆍ고효율의 정치를 위해 반드시 가야 할 길이다. 유권자들의 정치에 대한 불신감의 표시이긴 하지만 각종 선거에서 청중보다 후보자가 많은 유세장 풍경은 정당연설회의 무용론을 웅변으로 말해주는 것이다.
정치자금의 투명화는 더욱 절실한 과제다. 100만원 이상의 정치헌금자의 신원을 공개하는 것은 정치자금의 음성화 관행에 비추어 정치헌금의 감소로 이어질 수도 있다. 야당으로선 야당에 헌금한 사람에 대한 정부ㆍ여당측의 보복에 대한 우려도 있을 것이다.그로 인해 정치권이 이를 수용할 수 있을 것인지는 의문이다.
이 제안은 공청회를 거쳐 정기국회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다음달 중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정치권은 선관위의 선거개혁안에 대해 겉으로는 환영을 나타냈으나 처리 과정에서 변질될 우려도 없지 않아 보인다. 따라서 선거비용을 국민에게 부담시키고, 부정한 정치자금은 그대로 받아쓰는 식의 감탄고토식으로 처리되지 않도록 국민의 감시가 필요하다.
중안선관위의 개정의견은 오는 정기국회에서 선거관련법을 개정해 12월 대선부터 적용하자는 취지이나 정기국회에선 예산안심의와 국정감사를 이유로 처리가 지연될 공산이 크다.
따라서 특위를 구성해서라도 조기에 개정이 이뤄지도록 해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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