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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이 대만 해운사 에버그린(Evergreen)으로부터 10억3,000만 달러 규모 대형 컨테이너선 10척을 추가 수주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7월초 같은 발주처로부터 같은 배를 같은 규모로 수주한 바 있어 이번 계약은 하나의 설계로 20척을 짓는 ‘고효율 수주’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29일 노인식 사장이 대만 에버그린 본사에서 장룽파(張榮發)회장을 만나 8,000TEU급 컨테이너선 10척을 10억3,000만 달러에 건조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한 선주로부터 한 해에 20척의 선박을 수주한 것은 삼성중공업 창립 36년 이래 처음이다. 이번 계약으로 삼성중공업은 올해 총 70척ㆍ71억 달러 규모의 선박을 수주, 연간 목표인 80억 달러의 89%를 확보했다. 대만을 대표하는 해운사인 에버그린은 지난 16년간 일본 조선소들에게만 발주했다. 그러나 삼성중공업이 선박 수명 동안 연료 3만톤을 절약하고 탄소배출을 8만톤을 절감할 수 있는 친환경 선박을 제시하자 연이어 삼성중공업을 선택했다는 설명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국제해사기구의 오염물질 규제기준 강화에 대비해 친환경 선박을 미리 확보하는 것이 유럽과 북미의 운송 계약을 따는데 유리하다”면서 “에버그린은 글로벌 해운사로서의 위상을 높이는 차원에서도 삼성중공업의 친환경 선박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조선 및 해운업계는 해상화물 물동량 증가 및 운임 회복에 따라 대형 컨테이너선 발주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세계적으로 단 한 척도 발주되지 않았다. 노 사장은 "최근 AP몰러 머스크, MSC, CMA-CGM 등 글로벌 해운사들이 금융 위기 여파에서 벗어남에 따라 대형 컨테이너선 발주시장이 되살아 나고 있다“면서 “오염물질 배출을 최소화하면서 운항효율도 높은 친환경 선박으로 승부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에버그린은 올해 총 30척의 컨테이너선을 발주할 계획이어서 남은 10척도 한국 업계가 수주하게 될 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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