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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이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매니지먼트와의 소송전에서 완승하며 오는 17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삼성그룹이 추진하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간 합병작업 또한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50부(김용대 민사수석부장)는 엘리엇이 낸 '삼성물산 주주총회 소집 통지 및 결의 금지' 가처분신청을 1일 기각했다.
삼성물산 지분 7.12%를 보유한 엘리엇은 지난달 9일 삼성물산을 상대로 합병을 목적으로 한 주총을 열지 말라는 내용의 가처분을 신청한 바 있으나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먼저 가장 큰 쟁점이었던 합병비율(제일모직 1주당 삼성물산 0.35주)에 대해 재판부는 "삼성물산이 제시한 비율은 법령에 따라 산정된 것으로 산정기준이 되는 주가가 부정행위로 형성됐다고 볼 자료가 없는 이상 불공정하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합병 시점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삼성의 손을 들어줬다. 상대적으로 삼성물산 주가가 낮을 때 합병을 결의해 삼성물산 주주들이 손해를 입었다는 게 엘리엇의 주장이었다. 재판부는 "상장회사의 경우 공개시장에서 자유로운 거래에 따라 주가가 형성된다"며 "회사의 적정 주가 또는 공정가치를 함부로 단언할 수 없다"고 밝혔다.
회사 보유자산에 비해 삼성물산의 주가가 지나치게 낮다는 엘리엇의 지적에 대해서도 "자산은 주가를 결정하는 여러 요소 중 하나에 불과하며 주가가 순자산가치에 미치지 못한다는 이유만으로 주가에 기초한 합병비율 산정이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다만 엘리엇이 신청한 2건의 가처분신청 중 'KCC의 의결권 행사 금지'에 대해서는 이날 결론을 내리지 않고 주총이 열리는 17일 이전에 결정문을 공개하기로 해 향후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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