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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엠 코헨 투나잇, "즐거운 뮤지컬은 내가 처음"

배우 임춘길 '코헨'역 나홀로 연기 볼만


“사람들을 울리고 웃기는 즐거운 뮤지컬은 바로 내가 시작한거야.” 중절모를 쓰고 지팡이를 한 손에 쥔 사내가 탭댄스를 추며 노래를 부른다. 가사를 들어보면 줄곧 자기 자랑뿐이다. “나에게 부족한 것은 오직 한 가지밖에 없지, 뭔지 아나? 그것은 바로 겸손이라네.” 관객들 앞에서 건방지게 노래 부르는 이 사내는 바로 ‘뮤지컬의 아버지’라 불리는 조지 엠 코헨이다. 그의 자랑을 잠시 들어보자. “브로드웨이하면 떠오르는 장면있지? 중절모를 쓴 사람들이 지팡이를 360˚회전시키며 추는 춤. 그것 바로 내가 고안한 안무야.” 관객들이 고개를 끄덕거리며 반응하자 그는 신나게 자기자랑을 이어간다. “뮤지컬에서 노래와 노래 사이의 사건 전개를 대사로 연결하는 형식 알지? 그것도 내가 처음 도입한 거라네.” 이 정도 들어보면 그가 ‘왕자병’에 걸렸다고 해도 이해할 만하다. 신나게 자랑을 늘어놓던 코헨은 잠시 상념에 빠진다. 그리고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내면의 고통을 털어놓는다. 아내가 진통제 과다 투여로 불구가 됐을 때의 심정, 어린시절부터 자신의 든든한 후원자이자 동료배우였던 누이 조세핀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을 때의 고통, 인생의 전성기를 함께 했던 동료 제작자 샘의 암투병이 그에게 준 충격… 이렇게 한 엔테터이너의 휴먼 드라마가 이어진다. 공연에는 화려한 무대 장치도 없고 매력적인 여배우도 없다. 출연 배우는 오직 한 명. 혼자서 웃고 떠들며 춤추는 데도 관객의 집중도는 높았고 호응도 폭발적이었다. 이는 관객들과 대화하듯이 진행되는 전개 방식과 더불어 지루할 틈을 주지 않고 빠르게 전개되는 속도감 덕분이다. 커튼콜 때 1시간 40분 동안 열연한 배우 임춘길의 상의는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그의 연기는 나무랄 데 없었고, 춤은 진솔하되 저속하지 않았다. 다만, 무대를 휘어잡을 만큼의 성량과 가창력이 따라주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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