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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자리 회화'의 장화진씨 개인전

서양화가 장화진씨(이화여대 교수)가 9일부터 18일까지 강남구 청담동 박영덕화랑(☏ 544-8481)에서 작품전을 갖는다. 장씨는 가장자리에 선묘나 색면을 그려넣어 그림의 경계인 '틀'로 시선을 집중시켜 화면의 속성인 평면성을 환기시키는 추상적 작업들을 선보여왔다. 최근 몇년전부터는 오래된 사진이미지와 필름, 부식된 철판, 납, 시멘트와 같은 산업폐기물을화면에 끌어들여 그림이 단순히 화면의 속성인 평면뿐 아니라 우리의 삶을 지배하는 문화와 역사의 은유 혹은 논평으로도 존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해 '가장자리 미학'에 새로운 국면을 제시했다. 이 전시회에는 이런 기조에 바탕을 둔 사진필름과 실크스크린판화 메커니즘을 활용한 작품들이 출품된다. 작품들은 대체로 3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우선 나무상자속에 여러 장의 동일한 이미지의 사진필름을 일정한 간격으로 잘라 상자의 두께만큼 포개 넣거나 여러 장의 아크릴판을 중첩시킨 다음 사이사이에 필름을 끼워넣어 회화와 릴리프 조각의 경계를 넘나들고 있는 작업들이다. 어스레한 조명과 네가티브한 상의 음산한 톤, 여기에 가미된 음향은 동일한 화상을 중첩시킴으로써 유발되는 착시현상과 함께 관람객에게 시각과 청각, 촉각 등 모든 감각을 작품에 주입토록 강요한다. 이 때에 사용된 이미지는 문화와 역사적 의미를 함축하는 중앙청, 일제의 기마병, 광고모델들이다. 그가 인위적으로 조작한 공간속에 떠있는 유령과 같은 이미지들은 중첩과 반복을 통해 3차원의 상을 연출해낸다. 한편 '말과 말' '새와 말'등의 작품들은 작가의 '틀'에 대한 담론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구조언어학과 기호학에 대한 관심을 나타낸다. 연속된 이미지로 빽빽하게 채워진 가장자리가 포용하고 있는 가상의 '화면' 공간을 완전히 공백으로 처리, 그림에 대한 고정관념의 '틀' 나아가 이미지와 언어에 대한 고정된 틀의 해체를 시도한다. 하나의 문화의 기호로 인간이 인위적으로 부여한 언어의 모호성에 대해 언술하고 있는 이 작품들은 그가 타이틀로 택한 동물이름인 '말'과 우리가 늘상 쓰는 `말'의 동음이어에서 파생되는 혼돈, 화면과 틀의 뒤바뀐 관계를 시각화한다. 마지막 '그림자' 작업은 영상과 그림자에 대한 고정된 관념을 허무는 작업으로 이뤄진다. 장씨는 서울대 미대 회화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의 크랜부룩 아카데미오브 아트에서 수학했다. 이 전시회가 7번째 개인전이다. <<영*화 '네고시에이터' 무/료/시/사/회 1,000명 초대(호암아트홀) 텔콤 ☎700-9001(77번코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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