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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늬만 M&A' 종목 투자주의보
입력2004-06-03 17:42:19
수정
2004.06.03 17:42:19
남한제지·서울식품등 매집 개인투자자들 주가급등 틈타 차익노려
남한제지ㆍ서울식품 등 경영 참여를 표방하며 주식매집에 나섰던 개인투자자들이 최근 잇따라 보유주식을 대량 매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들어 적대적 M&A(인수합병)를 주장했던 투자 주체들이 주가 급등을 틈타 시세차익을 노리고 지분을 처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남한제지에 대한 M&A를 선언했던 박주석씨는 지난달 7일과 18일 각각 1만9,000주와 6,000주를 매각한 데 이어 3일에도 5만 8,250주를 장내 처분했다고 금융감독원에 신고했다. 이로써 박씨의 보유지분은 6.05%(15만4,290주)에서 2.79%(7만1,040주)로 떨어졌다.
박씨는 지난 2월에도 17만7,000주까지 보유주식을 늘렸다가 주가가 오르자 2월13일과 3월11일에 모두 16만8,200주를 매도한 바 있다. 박씨의 평균 취득단가는 약 3,100원이지만 마지막 처분할 때는 주당 1만9,000원이 넘었다. 이를 통해 박씨는 지금까지 4억원이 훨씬 넘는 시세차익을 챙겼고 남은 지분까지 포함하면 약 10억원이 넘는 차익이 예상된다.
이에 앞서 지난 1일에는 서울식품에 대한 M&A를 선언했던 경규철씨와 특수관계인 13명이 주가가 크게 뛴 틈을 타 보유주식 중 24만여주를 집중 매도하기도 했다. 이들은 이 과정에서 주당 1만5,000원 이상의 시세차익을 챙기는 등 처분이익으로만 약 4억원 이상을 거둬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의결권 확보를 위해 광덕물산의 보통주와 의결권 있는 우선주 등 총 46만9,000주를 사들였던 김호림씨도 최근 보유주식 전량을 매도, 약 2억원 가량의 차익을 올렸다.
전문가들은 M&A를 표방하는 개인투자자들의 경우 대부분 투기적인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이러한 종목에 대해서는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신동민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상당수 개인투자자들은 M&A의 목적 자체가 투기적”이라고 지적하고 “이들이 M&A를 선언한다고 해서 반드시 지분경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남한제지와 서울식품의 주가는 3일 M&A 주체들의 지분 매도소식이 알려진 후 나란히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진 1만4,500원과 1만9,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 송영규기자 sko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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