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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원이 생존좌우" 전분야 조이기

■ 재계 '극한원가' 도전생산.물류.관리까지 누수방지 '현미경 탐지' '원가 1원의 차이가 생존을 좌우한다' 현대차는 최근 제품의 설계단계에서부터 부품 구매, 생산, 물류등 원가부담이 발생하는 모든 제조ㆍ관리 부문을 현미경으로 탐침하듯 정밀진단하기 시작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제품의 원가경쟁력을 떨어뜨리는 '누수 분야'를 철저히 차단시켜 더 이상 원가를 절감시킬 수 없는 '극한 원가'의 수준에 도달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한다. 효성의 울산공장이나 코오롱의 구미공장에는 아예 가정집에서나 볼 수 있는 빨래줄이 걸려있다. 한번 사용했던 장갑을 빨아서 다시 사용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말해 '자린고비 원가', '극한 원가'가 대기업들의 경영현장 곳곳에 최대 화두로 자리잡는 모습이다. ◆ 원ㆍ부자재 조달비 낮추기 삼성전자ㆍ삼성물산ㆍ삼성전기등 삼성의 해외사업장들은 내년 1월부터 사무용품ㆍ시설재등 소모성 자재를 공동조달하기로 했다. 조달방식은 인터넷을 통한 경쟁입찰. 줄잡아 연간 1,000억원대에 달하는 소모성 자재공급권을 따내기 위해 전세계 기업들이 가격경쟁을 펼칠 것은 불문가지. 삼성은 이를통해 각종 원ㆍ부자재 및 소모성 자재 구입에 들어가는 비용을 10%가량 절감한다는 방침이다. 삼성뿐 아니다. 이미 현대자동차ㆍ포항제철ㆍLG전자등 원ㆍ부자재 조달규모가 큰 기업들은 원가와의 전쟁을 펼치면서 상당수의 품목을 경쟁입찰에 의한 조달방식으로 전환했다. 경쟁입찰은 말그대로 다수의 협력업체들간의 가격경합을 유도, 아무리 돈독한 관계라도 공급가격을 낮추지 않으면 언제든지 공급선을 전환하게 된다. 이를통해 원가부담을 낮출 수 있는데까지 낮추겠다는 전략이다. 재계 관계자는 "모든 부문에 걸쳐 공급과잉이 심화되는 최근 상황에서는 원가부담을 낮추지 못하면 한순간 시장기반을 상실할 수 밖에 없다"며 "단돈 1원이라도 남들보다 우세한 원가경쟁력을 확보해야 생존이 보장된다"고 설명했다. ◆ 부품 수를 줄여라 삼성전자는 평균 130~150개의 부품이 들어가는 초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의 부품수를 최근 100개 이내로 줄였다. 제조공정수 역시 4개로 대폭 축소시켰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시장환경 변화로 주요제품의 판매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데 따른 대응책"이라고 말했다. 한 제품에 10개의 부품이 들어가던 것을 7~8개로 줄이는데 성공한다면 생산기간 단축은 물론 부품구매비 절감등 원가경쟁력에서 엄청난 차이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대차는 기아차를 통합한후 자동차 외장은 각사가 독자개발하되 엔진등 자동차 내부에 들어가는 각종 부품은 공유하는 방식으로 전환한후 신차개발에서 30%가량의 개발비 절감효과를 거뒀다. ◆ 신기술ㆍ한계기술에 도전 LG전자는 벽걸이TV(PDPTV) 부문의 수율향상과 공정단축을 위해 태스크포스팀을 가동했다. 1인치당 100달러를 훌쩍 넘는 현재의 원가수준을 더 이상 낮출 여지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 LG전자 관계자는 "현재의 기술이나 생산공정으로는 사실상 원가절감 노력에 따른 효과가 극히 제한적"이라며 "신기술ㆍ신공정을 통한 원가 경쟁력 확보로 관심를 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하이닉스반도체가 발표한 '블루칩 프로젝트'나 삼성전자가 선언한 0.10미크론급 공정기술 적용, 300mm 웨이퍼 설비 가동등도 모두 신기술을 통해 원가를 낮추기 위한 노력이다. 기존의 기술만으로는 원가를 낮추려는 노력이 효과를 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 협력업체 부담전가 부작용도 대기업들이 원가와의 전쟁을 처절하게 펼치면 펼칠수록 협력업체들이 떠안아야 할 원가절감 부담이 커지는 것은 짚고 넘어갈 대목이다. 포철이 최근 수출 철강재 운송선에 대해 최저가낙찰제를 시행한 후 톤당 14.4달러였던 중국항로 해상운임이 지난달말 톤당 8.5달러 선까지 급락했다. 포철의 입장에서야 물류비 하락으로 인한 원가절감 효과를 톡톡히 보고있지만 운송업계는 한마디로 죽을 맛이다. 미 테러사태이후 가뜩이나 채산성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았던 운송사들은 급기야 포철측에 최저가낙찰제를 포기해줄 것을 호소하기도 했다. 대기업 협력업체 한 관계자는 "합리적인 노력을 통해 원가를 절감하는 것은 경쟁력 강화의 효과가 크지만 최근처럼 무조건적인 전방위 가격 인하 압박만 거세진다면 협력업체의 설 땅이 사라진다"며 "이는 오히려 중장기적으로 완제품업체들의 제품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역효과를 유발시킬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형욱기자 최인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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