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재정컨설팅은 부자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최근 고용불안과 고령화로 안정적인 노후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재정컨설팅 시장이 급격하게 커지고 있다. 과거 재정컨설팅이 부자들의 ‘웰스매니지먼트(Wealth Management)’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면 이제는 서민들의 ‘평생 재무설계(Financial Planning)’로 중심축이 옮겨가고 있는 것. 독립적으로 재무컨설팅을 제공하는 전문 FP회사들은 기업들과 활발하게 제휴를 맺고 해당 기업의 임직원을 대상으로 재무교육부터 상담ㆍ재정설계 서비스를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B2B 재무설계’를 통해 시장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그동안 거액자산가 중심으로만 재무설계 서비스를 제공했던 은행들도 인터넷 등을 통해 대중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재무설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TNVㆍ포도에셋ㆍIFPKㆍ파이낸피아 등 전문 FP회사들은 B2B재무설계 시장이 전년 말보다 30~40%씩 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TNV는 올해 150~200개의 신규기업을 확보한다는 목표로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 KTFㆍ대성그룹ㆍLS전선 등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한달에 10~20개의 새로운 기업들과 제휴를 맺고 있다. 백정선 사장은 “은행과 달리 독립계 FP는 창구 밖으로 고객을 찾아갈 수 있고 자사 상품 외에 다양한 상품을 권유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포도에셋은 올해 현대자동차ㆍ유한킴벌리ㆍGS칼텍스ㆍ아산병원ㆍIBM 등 대형회사뿐 아니라 중소기업으로도 제휴 범위를 넓히며 해당 기업의 임직원들에게 재무컨설팅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B2B재무컨설팅 서비스의 비용은 1년에 1인당 평균 15만~20만원 수준이다. 그러나 기업들은 직원들에 대한 복지향상의 방안으로 재무컨설팅 지원을 속속 도입하는 추세다. 기업 입장에서는 직원들의 금전 스트레스나 노후 걱정을 덜어줘야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 임계희 파이낸피아 사장은 “직원들이 재정적으로 안정돼야 생산성도 향상된다”며 “재무설계 서비스는 단순히 상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인생 전반에 걸친 재정적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은행들도 재무설계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데 주목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고객이 인터넷으로 필요한 정보를 입력하면 개인별 특성과 재무 목표에 따라 자산을 관리해주는 ‘SAMS’를 시작했다. 이를 통해 고객들은 적합한 포트폴리오와 연관 상품들을 추천받을 수 있다. 하나은행도 안정적인 노후를 준비할 수 있도록 개인 조건별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주는 인터넷 서비스를 선보인다. 외환은행은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고객이 재정 상태를 진단받고 인생 전반에 걸친 재정설계를 받을 수 있는 ‘KEB 드림웰스플랜’을 제공하고 있다. 또 외환은행은 지난해 PB영업본부 주도로 직장인 재무컨설팅팀을 구성했으며 거래기업들을 대상으로 재무설계에 대한 강의를 진행할 수 있는 강사진을 대폭 보강하기도 했다. 전문 FP회사인 전앤김웰스펌의 전기보 사장은 “자신의 조건과 상황에 꼭 맞는 재무설계를 원하는 고객 수요는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에 따라 일반인을 위한 재무설계 시장은 확대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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