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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트 머니] 은퇴 설계로 '품위있는 노후' 준비를

부동산, 예·적금 선호하면 은행으로<br>장기자금은 보험사 연금상품이 적당<br>구체 목표수익 원하면 증권사 활용을





대기업에서 차장으로 재직중인 최승훈(41)씨 부부는 슬하에 중학교 2학년생 아들 하나만을 두고 있다. 은퇴 후 노후 생활자금을 미리 마련해야 한다는 얘기를 숱하게 들은 터라 걱정이 많지만 막상 은퇴 설계를 실행에 옮기려고 하니 막막하기만 하다. 계산기를 열심히 두드리며 ‘앞으로 은퇴할 때까지 얼마나 모을 수 있을 지’, ‘은퇴 후 얼마나 손에 쥘 수 있는지’ 등을 따져봤지만 ‘정답’이라는 확신이 들지 않는 데다 구체적인 투자 수단도 떠오르지 않았다. 그래서 최씨는 여러 금융회사를 찾았다. 금융회사마다 독자적인 맞춤형 재테크를 내세우기 때문에 먼저 충분한 설명을 들은 후 적절한 방법을 찾기로 했다. 최씨는 금융회사가 제공한 정보를 바탕으로 나름대로 재테크 계획을 세우려고 한다. ◇자신의 상황을 먼저 파악해야=최씨는 노후자금 설계를 위해 은행ㆍ보험ㆍ증권사에 재무컨설팅을 의뢰했다. 최씨의 현재 자산은 5억6,500만원 정도다. 우선 살고 있는 집의 시가가 4억7,000만원 수준이다. 여기에 9,500만원 상당의 금융자산을 갖고 있고, 세전 소득은 연간 4,500만원 정도다. 생활비 등으로 매월 300만원을 지출한다. A은행 PB센터는 연금신탁ㆍ변액보험ㆍ종신보험ㆍ적립식펀드 등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도록 추천했다. 특히 연금신탁에 가입할 때 300만원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고, 10년 이상 가입하면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는 변액보험을 추천해 ‘세(稅)테크’를 강조했다. B보험사는 연금 위주의 설계를 제시했다. 은퇴 이후 최씨에게 필요한 금액이 월 300만원 정도로 보고 자산 컨설팅을 실시한 결과, ▦국민연금 93만원 ▦퇴직연금 92만원 ▦개인연금 71만원 등 매월 256만원 가량 들어와야 하는 것으로 결론이 나왔다. 따라서 최씨가 현재와 비슷한 수준으로 노후 생활을 하려면 약 44만원 가량 부족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래서 B보험사는 은퇴 시기인 55세까지 매월 44만원을 불입하는 연금보험에 가입하도록 권유했다. C증권사는 최 씨에게 ▦아시아인프라펀드 ▦차이나펀드 ▦배당주펀드 ▦정기예금 ▦펀드 랩 등으로 금융자산을 나눠 운용하되 추가로 연금주식펀드에 매월 100만원씩 불입하는 다소 공격적인 내용의 포트폴리오를 제시했다. 최 씨가 은퇴시점에 5억7,000만원정도 자금을 갖고 있다면 매월 300만원의 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지만 예금과 적금, 개인연금 등을 고려할 때 노후자금을 충당하기 어렵다고 보고 이런 포트폴리오를 추천했다. ◇부동산과 예ㆍ금을 선호하면 은행으로=이처럼 은행, 보험, 증권사가 제시하는 은퇴설계 포트폴리오는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부동산이나 예ㆍ적금, 세(稅)테크 등을 통해 노후자금을 마련하려고 한다면 은행을 찾는 것이 좋다. 이 분야에 관한 한 은행의 강점이 고스란히 녹아있기 때문이다. 특히 예·적금 상품을 통해 결혼과 주택, 교육비 등 그때그때 필요한 자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상품 포트폴리오를 제시한다는 게 차별화된 강점이다. 또 소득공제와 비과세에 대한 꼼꼼한 안내도 은행만의 장점이다. 10년 미만의 중·단기 관점에서 자금을 마련하고 싶다면 은행에서 신탁상품과 장기주택마련 저축 등 절세형 금융상품을 통해 재테크를 실행에 옮길 수 있다. 김은정 신한은행 PB고객부 팀장은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거나 이미 수립한 재무설계를 달성하는 것으로 도울 수 있도록 여기에 맞는 금융상품을 제시하거나 세무나 부동산 정보 등을 분석해 제공한다”고 말했다. ◇장기 자금은 보험사에서=금융권 중 은퇴설계에 초점을 맞춰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곳이 바로 보험사다. 보험이 원래 장기 금융상품인 데다 금융권에서는 유일하게 사망을 담보로 한 상품을 판매한다. 따라서 장기간에 걸쳐 안정적으로 부족한 자금을 마련하려고 한다면 연금보험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각 보험사들은 연금 자산을 전문적으로 분석해 물가수준에 따른 미래연금 가치는 물론 ‘지금 수준의 가치를 유지하려면 은퇴시점에서 얼마의 연금을 확보해야 하는 지’ 등에 대해 상담을 제공한다. 아울러 변액보험이나 세제적격형 연금 보험 등 다양한 연금 상품을 확보하고 있는 것도 차별화된 특성이다. 김대현 대한생명 강남FA센터 팀장은 “은행이나 증권사와는 달리 은퇴 후 고객들의 삶을 한 단계 높여주고 사망 후에도 가족들에게 경제적으로 도움을 주는 등 생활 중심의 은퇴설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목표수익률이 있다면 증권사로=은퇴 설계에 있어서도 증권사가 갖고 있는 가장 큰 장점은 목표수익률을 산출한 후 가장 효율적인 투자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은퇴를 앞두고 있어 노후자금을 마련할 시간적 여유가 없는 경우나 은퇴 후 단기간에 주택자금, 결혼자금 등 여러 목적자금을 확보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적합하다. 재무설계에서부터 필요자금의 부족분을 산출한 후 목표수익률을 결정하고 이에 따른 투자설계를 해준다. 펀드 투자를 우선시하는 사람이라면 증권사를 찾아 상담을 받는 게 효과적이다. 노후 자금준비를 위한 증권사의 대표 상품들은 대부분 펀드로 구성돼있기 때문이다. 권이재 하나대투증권 WM부 팀장은 “증권사의 노후자금 컨설팅은 다른 금융권과는 달리 주식과 채권 등 투자자의 포트폴리오에 운용할 자산을 확정한 후 기대수익률을 고려한 상품투자비중을 정한다”고 설명했다. 은퇴설계 10계명
재무상태 정확히 파악하고 분산 투자해야
은퇴설계는 장기 프로젝트다. 따라서 오랜 시간동안 꼼꼼히 준비해야 한다. 은퇴설계용 금융상품도 구조가 복잡하고 수익률을 예측하기 힘든 것보다는 쉽고 단순한 게 좋다. 나이를 먹을수록 노후자금을 마련하는 패턴도 달라져야 한다. 시간이 흐르는 것에 비례해 안정성이 높은 자산의 비중을 늘려야 한다. 또 전문가에게 맡긴다고 해서 무조건 '나 몰라라'하는 식으로 방치하는 것도 곤란하다. 금융상품에 대한 정보와 지식을 쌓아야 효과적인 포트폴리오 관리가 가능하다.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은퇴설계 십계명'을 정리해본다. ◇노후준비, 빠르면 빠를 수록 좋다=노후자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복리는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한다. 장기적으로 준비하면 복리효과는 더욱 커지는 반면 비용부담은 줄어든다. ◇재무상태를 정확히 파악하라=자신의 보유 자산과 투자성향을 잘 파악해야 한다. 수시로 재무상황을 점검하고 수정, 보완하면서 자신의 성향에 가장 적합한 금융상품을 선택해야 한다. ◇변수들을 잘 따져라=물가상승률, 투자수익률 등은 자금마련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변수다. 소득이 발생하지 않는 노년기에 물가상승 등은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세금을 잘 따져라=세금을 내지 않거나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는 금융상품을 택해야 한다. 세금은 적을수록 좋다. 절세형 상품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덜 쓰고 투자하라=월급 받아서 생활비와 교육비를 지출한 후 노후준비를 하겠다면 이미 물 건너 간 것이나 다름없다. 덜 쓰고 투자해야 한다. ◇오래 사는 위험에 대비하라=죽을 때까지 돈을 받을 수 있는 금융상품을 선택해야 한다. 일정기간 동안 받을 수 있는 연금보다는 평생 지급되는 연금 상품을 골라야 한다. ◇노후준비, 가족과 함께 하라= 가족과 상생할 수 있는 방향으로 노후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자녀에 대한 경제교육은 물론 사교육비 조정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 부부가 의견의 일치를 본 후 노후자금을 준비해야 한다. ◇초심을 잃지 마라=살다 보면 예기치 못한 일이 생겨 금융상품을 해지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노후를 위한 자금 중 일부는 쉽게 해지할 수 없는 상품으로 운용하는 게 좋다. ◇분산 투자하라=적절한 분산투자로 수익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 노후를 위해 준비중인 자금이 부족하다면 수익률을 높일 수 있도록 포트폴리오를 조정해야 한다. ◇건강을 챙겨라=육체적ㆍ정신적 질환은 삶의 질을 떨어드리고 의료비용을 늘린다. 건강을 지키는 것도 효과적인 노후준비다. ◇유능한 전문가를 고용하라=은퇴설계는 결코 쉬운 작업이 아니다. 경험과 지식으로 무장된 전문가와 이를 뒷받침해주는 과학적인 시스템을 활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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