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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화·철강등 '맑음' 車·기계등 '흐림'
입력2002-03-21 00:00:00
수정
2002.03.21 00:00:00
■ 韓日 FTA체결된다면… 업종별 득실한국과 일본간의 자유무역협정(FTA) 추진 논의가 정부의 참여로 한단계 격상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협정체결 이후 국내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한일 FTA문제는 22일 열리는 한일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로 양국 정부는 정부가 참여하는 산ㆍ관ㆍ학 합동위원회를 발족시키는 데 합의하고 이를 공동선언문을 통해 발표할 예정이다.
이 문제는 지난 98년 이후 학계와 기업 등 민간 차원에서 활발하게 협의됐으나 정부의 논의 참여는 이번이 처음으로 앞으로 FTA체결 협상이 본격화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외교통상부의 한 관계자는 "합동위원회 발족은 정부간 협상에 들어가기 전의 중간단계로 보면 된다"며 "합동위원회에서는 FTA체결에 따른 예상 실익과 부담을 분석하고 이에 대한 대비책도 모색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 자동차ㆍ기계ㆍ부품은 수출은 늘지 않고 수입은 급증
자동차의 경우 일본은 무관세이기 때문에 일본으로의 수출이 증대할 가능성은 거의 낮다. 반면 현재 8%인 한국의 관세를 폐지할 경우 일본차의 수입가격이 9.2% 가량 떨어져 일본 자동차가 국내 시장을 크게 잠식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미국의 통상압력이 가중되는 이중부담이 우려된다.
완성차보다 자동차부품 산업은 휠씬 큰 타격이 예상된다. 자동차부품의 무역수지는 흑자를 유지하고 있지만 지역별로는 대일 적자를 보고 있을 정도로 경쟁력이 취약하기 때문이다.
관세를 폐지할 경우 국내 완성차 메이커들이 일본 부품을 더 많이 수입하게 돼 국내 부품산업의 국산화, 기술개발 노력을 저해시키는 등 산업공동화를 초래할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기계산업도 수출증대 효과는 미미하고 수입은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 자본재 공급자로 불릴 만큼 막강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어 표준화된 제품과 기종, 고부가가치 제품 등은 일본 수입의존도를 더욱 높일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일반기계 수입의 41.1%를 일본에 의존하고 있다.
◆ 섬유ㆍ석유화학ㆍ철강은 수출 늘지만 고부가가치 제품은 단기 수입급증
철강은 오는 2004년부터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에 따라 무관세가 실시되기 때문에 2004년 이후 FTA체결에 따른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오히려 철강제품은 비관세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는 일본의 복잡한 유통구조가 개선될 경우 수출확대가 기대된다.
석유화학은 무역역조현상이 다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석유화학산업의 무역흑자는 43억달러에 이르지만 대일본 무역적자는 11억달러에 달하고 있다.
이 같은 무역역조는 일본이 한국의 주력 수출품인 폴리에틸린(PE)과 폴리프로필렌(PP) 제품에 대해서 자국산업 보호를 명분으로 17.1~20.4%에 이르는 고율의 종량세를 부과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FTA가 체결되면 주력 상품의 수출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엔지니어링플라스틱ㆍ정밀화학 등 고부가가치 제품은 생산기술 및 규모 측면에서 일본에 뒤져 타격이 예상된다.
◆ 반도체ㆍ조선은 큰 영향 없다
반도체는 이미 양국간 관세가 없고 비관세 장벽도 높지 않아 FTA체결로 인한 영향은 미미한 편이다. 한국은 반도체 장비 및 재료에 대해서는 3~8%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으나 일본으로부터 주로 수입하는 품목의 관세를 폐지할 경우 국내 반도체 업체의 경쟁력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조선산업은 전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수주 산업이어서 영향을 거의 받지 않을 전망이다.
권구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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