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하늘을 만나는 어린 새처럼//처음을 땅을 밟는 새싹처럼//우리는 하루가 저무는 겨울 저녁에도//마치 아침처럼, 새봄처럼, 처음처럼//언제나 새날을 시작하고 있다." 신영복(66) 성공회대 석좌교수의 그림과 잠언 그리고 '연대체'로 알려진 독특한 붓글씨 등을 엮은 서화 에세이집 '처음처럼'(랜덤하우스 펴냄)이 나왔다. 책에 수록된 잠언은 그동안 신 교수의 저서 등에 소개된 내용 가운데 일부를 가려뽑아 다듬었고 붓글씨는 서예전 출품작 등으로 알려진 것들. 신 교수는 여기에 70여 점의 새로운 그림 등을 보태 서화 에세이로 더불어 사는 삶, 우직함, 성찰, 우정, 사랑, 자연의 소중함 등을 강조했다. 신 교수는 "수많은 처음이란 결국 끊임없는 성찰"이라며 "나목이 잎사귀를 떨고 자신을 냉정하게 직시하는 성찰의 자세가 바로 석과불식(碩果不食)의 진정한 의미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처음처럼'의 뜻과 욕심을 버리고 자손에게 복을 나눠준다는 '석과불식(碩果不食)'의 의미가 다르지 않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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