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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응원단 “장군님 사진을 이런 곳에…”

사흘만인 28일 다시 모습을 나타낸 대구 유니버시아드 북한 응원단과 선수단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얼굴이 인쇄된 플래카드가 도로변에 걸려 있는 것을 보고 버스를 세운 뒤 길을 막고 플래카드를 걷어가는 등 30여분간 항의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이날 오후1시30분께 경북 예천시 예천진호국제양궁장에서 응원을 마치고 축구응원을 위해 대구로 향하던 북한 응원단 148명과 양궁선수 11명이 고속도로 진입로를 지나다 가로수 사이에 2000년 6ㆍ15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악수하는 사진이 새겨진 플래카드 4장을 발견, 버스를 세운 뒤 모두 하차했다. 이들은 “장군님 사진을 어떻게 이런 곳에 모실 수 있느냐”고 울먹이면서 직접 나무에 올라가 플래카드를 떼어내 김 위원장의 얼굴이 위쪽으로 보이도록 반듯하게 접은 뒤 오후 2시께 예천을 떠났다. 예천농민회 등이 제작한 이 플래카드는 가로 6㎙, 세로 90㎝ 크기로 왼쪽에는 한반도기, 오른쪽에는 김 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사진, 중간에는 `북녘동포 여러분 반갑습니다` `북녘선수단을 이렇게 만나니 통일 잔칫날도 멀지 않았군요` 등의 문구가 새겨져 있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비가 조금 내리고 있었는데 김 위원장의 사진이 비에 젖는 것을 보고 응원단이 화가 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 응원단은 이날 오전 150명씩으로 나뉘어 양궁, 유도경기를 응원하고 오후에는 대만과의 여자축구 준결승전이 열리는 대구시민운동장에 모두 모여 특유의 일사분란한 응원전을 다시 선보였다. 응원단은 사흘전보다 밝은 표정으로 경기장에 나와 `조국통일` 등을 연호하고 `반갑습니다` `휘파람`, `우리는 하나` 등을 부르며 율동을 선보였다. 양궁과 유도 응원을 마친 응원단들은 이날 처음으로 버스 안에서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했다. 도시락은 8,000원짜리로 불고기, 조기, 오징어 젓갈 등 13가지 반찬과 쌀밥, 무국으로 구성됐다. <대구=고성호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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