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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고돼야 할 위도주민 현금보상안
입력2003-07-28 00:00:00
수정
2003.07.28 00:00:00
최형욱 기자
원전수거물관리센터 부지로 확정된 전북 부안군 위도면의 주민에 대한 현금보상 여부를 놓고 논란이 한창이다. 윤진식 산업자원부 장관이 26일 부안군을 방문한 자리에서 “관련법이나 규정을 개정해서라도 방사성 폐기물 처리장을 유치한 위도 주민들에게 직접 보상하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힌 것이 발단이 됐다.
물론 윤 장관의 발언 이전에도 사업추진 주체인 한국수력원자력㈜ 직원들이 위도 주민들에게 특별지원금을 들먹여 잔뜩 기대를 부풀려 놓은 것이 사실이다. 부안군 주민들이 공청회가 열린 지난 9일 이후 하루도 빼놓지 않고 극렬 시위를 벌이고 있는 것도 현금보상 문제와 무관하지 않다.
하지만 현금지급 방식의 직접보상은 전례가 없는 일로 향후 국책사업 추진에 상당한 부작용을 초래할 우려가 높다. 당장 군내 다른 면의 주민들과의 형평성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앞으로 추진해야 할 쓰레기 매립장, 화장터 등 수많은 혐오시설 건립에 저마다 현금보상을 요구할 게 분명하다. 최근에는 국민임대주택 부지 선정마저 지방자치단체의 난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정부는 위도 주민에 대한 직접보상 방침을 재고해야 한다. 아무리 17년이나 끌어온 숙원사업이라고 하지만 개별 보상은 국책사업 수행에 정부가 난관을 자초하는 처사다. 발전기금 규모를 늘려 간접지원을 최대화함으로써 위도면 주민에게 혜택이 좀더 많이 돌아가고 나머지 혜택이 부안군민 전체에게 고루 돌아가는 지원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그것이 이 사업의 원만한 추진에도 도움이 되는 길이다.
위도의 주민 숫자가 지난 3개월 사이에 갑자기 늘어난 것도 정부의 섬개발에 대한 희망도 없지는 않았겠지만 원전수거물센터 예정지에 대한 보상 기대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직접보상은 더더욱 피해야 할 방안 중 하나다.
원전수거물센터 건립은 댐건설과는 성격이 다르다. 거주를 가정하고 추진하는 원전센터 주민에게 댐건설로 이주가 불가피한 수몰지구 주민에게 주는 보상금을 내미는 것은 고향을 떠나라고 부추기는 것이며, 정부의 유치지역 업그레이드 계획 자체를 스스로 허무는 일이다.
따라서 정부는 직접보상을 추진하기 전에 위도의 단계적인 중장기 발전계획을 다시 한번 주민들과 머리를 맞대고 논의해야 할 것이다. 위도 주민이 간접보상을 거부한다면 원점에서 다시 출발, 주민투표 등 보다 투명한 절차를 통해 새 원전센터 부지를 선정해야 할 것이다.
<최형욱기자 choihu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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