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식시장 입성을 노리는 기업인수목적회사(SPACㆍ스팩)들이 잇따라 저조한 공모 실적을 거둠에 따라 현재 스팩 공모를 추진하고 있는 증권사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14~15일 공모주청약에 나선 키움제1호스팩의 최종청약경쟁률은 고작 0.13대1로 올 들어 공모에 나선 스팩 중 최저를 기록했다. 해당 주관사인 키움증권이 공모 최종마감 이후 경쟁률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못했을 정도로 부진한 성적이었다. 이달 들어 주식시장이 연고점을 돌파하며 공모 시장 역시 상당한 활기를 띠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스팩 부진의 충격은 더욱 컸다. 키움제1호스팩 외에도 지난달 이후 공모에 나선 7개의 스팩 중 무려 5곳이 미달 사태를 맞았다. 특히 8월25일 기획재정부가 '2010 세제개편안'에서 설립 1년이 지나지 않아도 합병시 스팩에 과세이연을 허용하는 특례조항을 신설하겠다고 밝혔지만 공모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다. 세제혜택안이 발표된 직후 공모에 나선 이트레이드1호스팩의 최종경쟁률은 0.84대1에 불과했다. 이처럼 스팩 공모가 부진한 것은 이달 들어 우량기업이 잇달아 상장되면서 시장의 관심이 이들 기업에 쏠린데다 스팩 간 차별화에도 실패했기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풀이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공모를 준비하고 있는 다른 스팩들도 대부분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현재 부국퓨쳐스타즈스팩이 예비심사 승인 4개월 만에 간신히 오는 10월19~20일로 공모 일정을 결정했으며 지난달 한 차례 공모를 철회한 바 있는 하나그린스팩의 경우 심사 승인 유효기간이 다음달 말까지임에도 아직 공모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이밖에 이달 들어 하이제1호스팩과 동부티에스블랙펄스팩 등이 예비심사 청구에 들어갔으나 향후 공모 일정을 확정하는 데는 상당히 신중한 모습이다. 하나그린스팩의 주관사인 하나대투증권의 한 관계자는 "키움제1호스팩 등이 공모에 크게 실패하면서 심사 승인 유효기간 만료가 다가옴에도 구체적인 일정을 못 잡고 있다"며 "스팩의 인기가 회복되지 않을 경우 공모를 아예 포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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