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싸움에 들어간 동양그룹,, 동양파워ㆍ동양증권 등 돈 되는 거 다 묶어 패키지 유동화 일명 '에셋 풀링(Asset pooling).. 전략 구사 현재현 회장.. 투자자 물색 동분서주,,
'시간과의 싸움이다. 패키지 자산유동화(애셋 풀링ㆍasset pooling) 외에는 방법이 없다.'
동양그룹은 24일 긴급임원회의를 갖고 '애셋 풀링 전략'이라는 특단의 대책을 수립했다. 그룹의 핵심인 동양파워(삼척화력발전소 운영사)는 물론 동양증권, 레미콘, 섬유사업 부문 등 돈이 되는 자산을 한데 묶어 유동화시킨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개별 매각의 경우 시간이 걸리고 현재의 위기를 막을 수 있는 목돈 마련도 쉽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우선 이날 그룹 창업주의 미망인 이관희 서남재단 이사장은 1,500억원대의 오리온 주식을 동양네트웍스에 증여, 동양 살리기에 나섰다. 이 이사장은 이번 추석 가족회의에서 동양그룹 창업주로서 그룹 위기에 책임을 지려고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동양네트웍스 측은 설명했다. 이번 증여로 동양네트웍스의 부채비율은 지난 6월 말 기준 723%에서 150%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동양으로서는 만기가 돌아오는 1조원 규모의 기업어음(CP) 상환을 위해서는 거액의 현금이 필요한 상황. 이런 점을 감안해볼 때 동양 입장에서는 연내 최소 7,000억원에서 8,000억원가량의 현금이 필요하다.
문제는 그룹의 미래인 동양파워뿐 아니라 섬유사업부, 레미콘 공장, 동양증권 등을 개별로 팔 경우 이 같은 거액의 현금 마련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개별 매각은 논의에서 성사까지 시간이 걸리는데다 알짜 물건인 동양파워를 팔아도 필요한 만큼의 현금 확보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동양증권 매각 역시 단일 매각이 쉽지 않고 금액이나 시간 등 모든 면에서 다급해진 동양 입장에서는 개별 매각은 실효성이 낮다고 판단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동양 입장에서는 이른 시일 안에 거액의 자금을 확보하는 것이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는 최선ㆍ최적의 대안"이라며 "동양파워ㆍ동양증권 등 한두 개씩 팔아서 해결될 사안이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동양은 동양파워, 동양증권, 레미콘 공장, 섬유사업 부문 등 돈 되는 자산을 하나로 묶어 유동화시키는 애셋 풀링을 고려하고 있다. 이를 통해 거액의 현금을 유동화한다는 계획을 마련했다. 유동화 뒤 개별 자산 매각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이는 여러 업체를 하나로 묶은 자산을 담보로 삼아 투자자 공모 등 다양한 방법으로 현금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이 금액으로 곧 만기가 돌아오는 기업어음 및 회사채를 우선 막은 뒤 다시 시간을 갖고 추후 개별 업체의 매각작업에 돌입하게 된다. 당장 급한 불을 끄면서도 시간에 쫓겨 헐값 매각을 하지 않겠다는 선택인 셈이다.
애셋 풀링으로 불리는 이런 형태의 구조조정 방안은 2007년 두산그룹이 시행해 성과를 증명했다. 이 그룹은 지주사 ㈜두산 계열의 삼화왕관, SRS코리아, 두산DST,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 등을 2개 특수목적회사(SPC)에 모아 미래에셋맵스와 IMM PEF 등 재무적 투자자(FI)에 각 49%를 매각했다. 두산은 이 같은 구조로 6,000억원을 조달해 밥캣 인수로 논란이 됐던 그룹 유동성 문제를 불식시켰다.
현재현 회장은 이날 출근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여러 투자자와 지인들을 만나며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폭넓은 인맥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현 회장이 오리온의 거부로 무산된 동양의 위기를 극복해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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