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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난방유값 5년반만에 최고치/동부지역 기온 급강하 따라

◎11월물 갤런당 74.69센트나/재고량 20년내 최저 파동예고【뉴욕=김인영 특파원】 10월에 들어오면서 미국동부는 벌써부터 싸늘한 초겨울이다. 뉴욕 거리를 걸으려면 두툼한 겨울옷을 입고 다녀야 한다. 펜실베이니아와 뉴욕북부는 물론 버지니아주에 이르기까지 동부 내륙지방에는 아침에 서리가 자욱하게 내리고 있다. 오대호 주변인 미시간이나 캐나다 퀘백지역은 이미 영하 6∼7도로 기온이 뚝 떨어졌다. 3일 뉴욕 현물시장에는 중동사태에 대한 특별히 긴장되는 소식은 없었다. 그러나 다른해보다 빨리 다가온 겨울이 뉴욕 상품거래소(NYME)의 난방유가격을 뒤흔들어 놓았다. 이날 11월 인도분 난방유가격은 갤런당 74.69센트까지 올라갔다. 전날에 비해 2.71센트나 올랐으며, 91년 1월 최고치 74.40센트를 기록한 이래 5년반만에 최고치를 갱신한 것이다. 91년 가격 상승이 걸프전의 영향이었지만 이날 상승은 최근 불안정한 중동사태와 함께 올겨울 기름값파동을 예고하고 있다고 미국의 언론들은 걱정하고 있다. 특히 난방유는 원유가와 가솔린가격을 선도하는 성격이 있기 때문에 다른 유종의 기름값 상승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난방유 가격파동은 세계에서 기름을 가장 많이 쓰는 미국 동부와 캐나다 동부지역에 갑자기 겨울이 닥쳐오는 바람에 수요가 폭발한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었다. 여기에 투기꾼도 가세했다. 나중에 사실이 아님이 밝혀졌지만 베네수엘라의 푼타 카돈 정유공장에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는 루머가 이날 뉴욕 현물시장에 난무, 투기심리를 자극했다. 이날 난방유 가격상승은 올겨울 미국의 기름값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미에너지부가 발표한 난방유 재고량은 20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에너지부는 올해 집안에서 따듯하게 겨울을 보내려면 지난해보다 갤런당 15∼20센트의 기름값을 더 물어야 하며, 이번달엔 지난 9월보다 20%(갤런당 82센트) 오른 난방유 값을 지불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같은 분석에 따라 12월 인도분 난방유 가격은 2∼3센트, 내년 4월 인도분은 1.6∼2%나 올랐다. 미리 사두자는 심리가 작용한 것이다. 미국은 지난해 겨울 동부지역에 폭설이 내리면서 난방유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경험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겨울이 일찍이 다가오고 추울 것이라는 예고가 나오면서 난방 기름에 대한 사재기 심리가 닥쳐오고 있는 것이다. 정유소들은 아무리 빨리 난방유 수요를 대려고 해도 시설을 정리하는데 시간이 걸리므로, 미국동북부의 초겨울날씨가 빨리 걷혀지지 않는한 난방유가격은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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