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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특집] 김정수 한국제약협회 회장

제약산업 성장비결은 혁신신약개발에 달려

제약산업은 우리 경제가 국민소득 2만 달러의 선진국 수준으로 도약하기 위해 역량을 집중해야 할 산업이다. 최근 각광 받고 있는 바이오기술(BT)의 핵심인 제약산업은 가장 높은 성장률이 예상되는 분야이기도 하다.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는 글로벌 산업환경 하에서 국내 제약산업의 생존 및 성장의 비전은 바이오 기술의 적극적인 활용을 통한 고부가가치의 혁신신약 개발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의 벽이 너무 높다. 세계시장의 90%를 장악하고 있는 미국과 일본, 그리고 유럽의 선진국들은 이미 우수한 원천 기술력을 바탕으로 기술우위를 선점하고 이를 지속시키기 위해 물질특허 등 지적재산권과 기술권리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세계 10대 제약기업은 기업당 평균 3,700여 명의 연구인력을 거느리고 연간 매출액의 10~30%인 2조원 가량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하며 지속적인 신약개발 시스템을 가동중이다. 반면 국내 10대 제약기업은 기업당 평균 110여명의 연구인력을 확보하고 연간 매출액의 4~5%인 100억 원 가량을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는 실정이다. 제약협회와 전경련이 최근 한국적 신약개발 전략에 대해 고민하고 ‘제약산업 기술로드맵’을 통해 제시한 국내 제약산업 발전전략은 우선 2006년까지는 선진국의 틈새시장과 제3국 시장에 수출할 수 있는 개량신약 개발에 있다. 이후 2010년까지는 전략분야에 대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우리 고유의 혁신 신약 창출에 주력하여 선진국 시장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제약업계의 개량신약 개발전략은 영화산업과 비슷한 점이 많다. ‘친구’, ‘실미도’ ‘태극기 휘날리며’ 등 흥행 성공작 대부분은 연출, 촬영기법, 심지어 배급방식까지 허리우드 매뉴얼을 근간에 두고 거기에 우리의 정서와 소재를 덮어 우리식으로 개량한 것이다. 이들 영화는 국내에서 원조 허리우드 블럭버스터(Blockbuster)들을 이겨내고 세계시장 진출 여건을 다져나가고 있다. 제약업계의 개량신약 개발전략 또한 500~600억원을 투자하여 매년 수천억 원의 수익을 달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비용대비 효과가 높고 국내 기업들의 세계시장 진출을 위한 R&D전략으로도 제격이다. 개량신약은 안전성 유효성이 확인된 약물의 재구성을 통해 약효증진, 부작용 개선, 편리성 증대, 개발비용 축소 등의 결과를 얻어낸 제품으로 수입대체 효과와 함께 경쟁력 있는 수출 전략품목으로 육성할 수 있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도 증대되는 의료비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새로운 염기를 붙인 개량신약에 대해 일정기간 독점권을 부여하고 있어 개량신약을 통한 제약산업의 세계화도 기대할 수 있다. 실제 제약업계는 최근 면역억제제 사이폴-엔 제제기술에 대한 특허소송 승소, 고혈압 치료 성분인 암로디핀에 새로운 염기를 붙인 개량신약 개발성공 소식이 이어지면서 세계시장 진출에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국제 가이드라인에 부합하는 최첨단 생산설비를 갖추고 고품질 의약품을 생산하며 글로벌시장을 공략하는 사례도 점점 늘고 있다. 6우리는 열악한 경제환경 속에서도 세계 10번째로 신약개발에 성공한 경험과 세계 4위의 약물전달기술 연구인적자원 보유, 그리고 인간배아 줄기세포 복제 성공 등 일류기술을 개발해 내며 BT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잠재력을 확인했다. 국내 제약기업들이 개량신약을 디딤돌로 삼아 글로벌경쟁력을 높여 하루빨리 혁신적 신약개발에 성공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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