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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베스부인 심리적갈등에 초점
입력2000-05-15 00:00:00
수정
2000.05.15 00:00:00
「셰익스피어」가 우리나라 연극무대에서 뒤집힌다. 「레이디맥베스」 20일부터 6월 18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화~목 오후 8시, 금 오후4시·8시, 토 오후4시·7시, 일 오후4시, (02)580-1300.극단 물리의 「레이디맥베스」는 셰익스피어의 고전 「맥베스」에서 모티브를 가져와 인간의 권력욕과 범죄심리를 파헤친 연극, 하지만 셰익스피어을 완전히 재창작하다시피 해서 줄거리와 인물묘사가 전혀 다르다.
셰익스피어의 「맥베스」가 왕위를 찬탈한 맥베스가 양심의 무게에 짓눌려 스스로 파멸한다는 줄거리로 전개되는 반면, 물리의 「레이디 맥베스」는 왕위 찬탈과정의 막후 조종자인 맥베스 부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녀는 남편과의 불화 때문에 권력에 집착하게 되고, 그로 인한 심리적인 갈등으로 고통에 찬 삶을 영위한다.
「레이디맥베스」는 정통연극과 물체극의 결합을 시도했다는 점이 특히 이채롭다. 진흙덩이와 밀가루 반죽, 거대한 얼음덩러리 등을 무대에 배치해 주인공의 천변만화하는 심리적 갈등을 효과적으로 살려낸다. 빈 무대 위에 널부러진 진흙덩이가 덜컹 왕으로 살아나는가 하면, 밀가루 반죽이 뱀으로 돌변하고, 거대한 얼음조각이 서서히 녹아내려 무대 전체를 물에 잠기게 하는 식으로. 이런 과정에서 주인공 맥베스 부인의 불안한 심리는 한층 증폭되어 나타나고, 인간의 죄의식과 욕망의 상징성은 극단적으로 치닫는다.
여성연출가 한태숙이 재창작해 연출을 맡고, 물체극의 창시자 이영란의 무대미술로 지난 97년 초연해 「정통연극과 물체극의 결합」이라는 새로운 양식의 가능성을 보였던 이 작품은 이번이 세번째 공연. 특히 지난해 서울연극제에서는 최고 객석점유율을 기록하면서 화제를 모았었다.
중견연기자 정동환이 맥베스와 전의 역을, 서주희가 맥베스의 부인 역을 맡아 불꽃같은 연기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입력시간 2000/05/15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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