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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 세무대 1기 졸업생들이 특채를 통해 국세청에 입문한 지 30년 만에 본청 조사국장을 배출했다. 김영기(57ㆍ사진) 조사국장이 주인공이다.
세무대 1기 졸업생들이 8급 특채를 통해 국세청에 입문한 것은 1983년. 360명 가운데 약 280명이 특채됐을 정도로 세무대의 파워는 셌다.
하지만 2001년 세무대가 폐교되면서 인맥은 끊겼다. 4,000명에 육박한 세무대 출신 국세청 공무원들의 마음 한편이 헛헛한 이유다. 그런 와중에 세무대 출신의 본청 조사국장 배출은 이들에게는 또 다른 희망이 되고 있다.
1956년 경북 구미 출신인 김 신임 국장은 고교 진학을 포기할 정도로 가정형편이 어려웠다. 결국 주경야독으로 검정고시를 거쳐 1981년 세무대(1기)에 입학해 국세청과 인연을 맺는다. 국세청에 입문해 일선 세무서에서 기본을 충실히 다진 김 국장은 재무부(현 기획재정부) 세제실로 잠시 자리를 옮겨 조세정책 입안 업무를 수행하기도 했다.
이후 다시 국세청으로 돌아와 서울국세청 조사국, 국세청 운영지원과장, 중부청 조사1국장, 서울청 조사1국장, 국세청 자산과세국장 등의 요직을 두루 거쳤다. 국세청 내에서의 경력이 말해주듯 그는 세무대 졸업생 가운데 가장 앞섰다. 가장 먼저 사무관ㆍ서기관ㆍ부이사관으로 승진한 데 이어 최초로 고위공무원 반열에 올라서기도 했다. 국세청 내에서 '일 잘하는 관리자'로 항상 꼽힐 정도였다. 선후배 및 동료들의 신망이 두텁다.
국세청 직원들이 뽑은 '닮고 싶은 관리자'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 때문인지 출신과 직위 여부를 막론하고 그를 아는 국세청 직원들은 김 국장에 대한 이야기만 나오면 모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본청 조사국장 인사 소식을 들은 세무대 출신의 한 국세청 직원은 "세무대에서는 처음으로 승진자가 배출돼서 내 일처럼 기쁘다. 앞으로도 유능한 선배들이 차근차근 승진해 후배들이 뒤따라갈 수 있는 길을 열어놓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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