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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日 바둑영웅전] 등뼈가 부러져 있었다

제7보(140~165)


백40은 팻감의 덩치를 키운 수순. 이 수순을 치르는 것을 보고 해설실의 정대상, 서봉수, 박영훈은 구리가 패를 결행할 줄만 알았다. 그 패란 참고도1의 백1 이하 9의 수단을 말함이다. 백은 팻감으로 11을 두게 되는데…. "무조건 흑은 그 팻감을 안 받아요. 12로 때려냅니다." 정대상의 해설이다. 궁지에 몰렸던 백대마가 무려 20집을 내면서 살아가지만 이 코스는 백의 패배를 재촉하는 길이다. 흑은 이미 하변에서 20집의 실리를 챙겼고 좌상귀의 패를 흑이 따내게 되므로 백이 무조건 진다는 것. 그것을 잘 아는 구리. 패를 내지 않고 그냥 42로 두었다. 흑45가 얄궂은 수였다. 백이 2점을 포기하고 47의 자리에 두면 백대마는 산다. 3분쯤 생각에 잠겼던 구리는 46으로 이었고 결국 백대마는 모조리 잡혔고 구리는 돌을 던졌다. "굴욕적이긴 해도 일단 살고 봤어야 하지 않았을까요?" 정대상이 서봉수에게 묻자 서봉수가 대답했다. "앓느니 죽겠다 이거지. 어차피 모자라니까. 뭐 승부는 오래 전에 난 바둑이었어." 오래 전. 중반 초입에 흑이 참고도2의 흑1에 철썩 갖다붙이는 멋진 수를 발견해낸 그 시점에 흑승은 결정되었다는 설명이었다. 3에서 9까지로 진행되어서는 이미 백의 등뼈가 부러졌다는 것이었다. 165수끝 흑불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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