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물가상승률이 5%로 치솟는 반면 경제성장률이 상반기보다 크게 둔화된 4.0%에 그치면서 우리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에 직면할 것으로 예측됐다. LG경제연구원은 19일 발표한 ‘2008년 하반기 국내외 경제전망’에서 올 하반기 소비자물가상승률이 5%대로 진입, 정부의 물가안정화 정책이 한계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오는 3ㆍ4분기에는 물가가 5.2%로 정점에 달하고 연간으로도 4.7%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3월 전망치인 3.6%에서 큰 폭으로 조정됐음은 물론 최근 각 연구기관들이 제시한 물가 전망을 크게 웃돈다. 앞서 한국개발연구원은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로 4.1%, 삼성경제연구소와 현대경제연구원은 각각 3.9%와 3.8%를 제시했었다.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연간 4.6%로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다만 경기가 ‘상고하저’로 둔화되는 반면 물가는 ‘상저하고’로 갈수록 치솟아 저성장 속 고물가 현상인 스태그플레이션이 본격화할 것으로 연구원은 내다봤다. 연구원은 올 하반기 경제성장률이 4.0%로 둔화되는 와중에 물가상승률은 이보다 1%포인트나 높은 5.0%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이 같은 고물가 저성장 기조는 내년까지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우려된다. 연구원은 내년 성장률이 올해보다 낮을 가능성이 높으며 물가는 임금상승, 공공 서비스요금 현실화 등의 요인으로 3%대 중반을 웃도는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물가상승의 직접적 원인인 국제유가는 하반기에 상승세를 멈출 것으로 예상됐다. 연구원은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기준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40~150달러까지 오른 뒤 점차 내려 하반기 평균은 110~120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연초 가파르게 늘어났던 경상적자도 진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내수경기 위축과 환율 상승 효과로 수입증가율이 주춤하면서 경상수지는 상반기 58억달러 적자에서 하반기에는 8억달러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측됐다. 연구원은 “하반기 우리 경제는 스태그플레이션 양상에 직면, 기업 매출과 수익이 악화되고 가계는 구매력 둔화와 고용부진의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현 시점에서는 물가안정에 거시경제정책의 우선순위를 두고 하반기 물가상승률이 5% 이상으로 높아진다면 경기위축을 감내하고 한두차례 금리인상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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