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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류타는 재벌개혁

사실 해외의 투자기관들은 정부의 개혁의지를 재벌개혁에서 읽고 있다. 해외투자기관들이 우리나라의 개혁이 부진하다고 지적하고 있는 것도 바로 재벌개혁의 속도이다. 국내의 경제여건이 좋아지고 있는데도 외자가 생각하는 것만큼 유입되지 않고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재벌개혁은 5대그룹의 구조조정이 그 초점이다. 현대·삼성·대우·LG·SK 등 5대그룹은 지난 1월과 5월 두차례에 걸쳐 구조조정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일부 진전이 있었을 뿐 부채비율 감축, 핵심사업 강화, 빅딜 등 주요부문에서는 아직 성과가 없다. 사실 우리나라가 국제통화기금(IMF)체제에 들어가게 된 책임론을 따진다면 재벌들의 몫은 정부에 버금간다. 선단식 경영에 따른 과다한 차입, 방만한 경영이 가져온 기업부실 등은 국민 모두에게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 이를 감안한다면 개혁에 가장 앞장 서야할 곳이 재벌이다. 그럼에도 불구 재벌들은 구조조정 발표 따로, 실천 따로인 상황이다. 5대 그룹의 구조조정을 가로막고 있는 것은 우선 빅딜이다. 현대와 LG간의 반도체사업이 그렇고 삼성의 자동차 사업이 그렇다. 돈되는 사업도 팔아야 할 판국에 하나라도 놓치기 싫다는 자세다. 한계기업도 정리하기로 했으나 계열사수가 오히려 더 늘어난 곳이 있다. 해외의 투자기관들이 재벌들에 요구하고 있는 것은 기업의 투명성과 선단식 경영의 해체다. 연결재무제표의 도입과 상호지급 보증의 금지가 그 전제이다. 해외투자기관들의 요구는 여느면 공룡화한 우리재벌의 무차별 해외진출에 대한 견제심리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IMF체제하에서 이들의 요구를 거부할 수 없는 것이 우리 입장이다. 정부는 재벌개혁을 위해 각 부처를 총 동원하고 있는 형국이다. 재벌개혁은 정부가 원하고 있고, 국민도 원하고 있다. IMF의 대주주인 미국을 비롯, 선진제국도 가세하고 있다. 늦으면 뒤진다. 변해야 살 때가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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