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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침체 장기화 우려 커진다

금융자산 대비 부채비율 올들어 44%로 늘어<br>콜금리 1%p인상땐 가계소비 0.4%p 줄어<br>가처분소득 줄면서 소비 갈수록 위축


내수침체 장기화 우려 커진다 고소득가구도 이자부담에 가처분소득 줄어소비 감소→내수 위축 악순환 이어져소득대비 금융부채비율 1.45배 '사상 최고'금리 소폭만 인상해도 가계파산 가능성 최형욱 기자 choihuk@sed.co.kr 올해 가계의 금융 이자 부담이 40조원에 달하면서 내수침체의 장기화가 우려되고 있다. 개인들이 소득보다 훨씬 많이 받은 가계대출 이자를 갚느라 허덕이면서 정작 소비 여력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콜금리 인상 때는 집값 하락 및 가계 부실 확대로 가계 파산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내수 회복에 부담=통계청에 따르면 올 3ㆍ4분기 중 소득 상위 30% 이상 고소득 가구의 13.8%가 적자 가계부를 짠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고소득가구 중 '적자 가구' 비율은 지난 2003년 통계 집계 이후 최고치다. 고소득 근로자가구 중 적자가구 비율도 13.4%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조세ㆍ공적연금ㆍ사회보험 등에 대한 부담이 빠르게 늘어난데다 무리한 가계대출로 금융이자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금융이자 부담 증가→가처분 소득 감소→소비 감소→내수 위축'의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지난 2003~2004년에도 집값이 급등했지만 민간소비 증가율은 오히려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집값 상승이 '부의 효과'를 창출하기보다는 이자 부담으로 인한 소비둔화 효과가 더 두드러졌다는 뜻이다. 송태정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집값 상승은 전반적으로는 내수 경기에 긍정적"이라면서도 "내수의 중심축인 중산층 이하의 소비심리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집값 안정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콜금리를 인상할 경우 내수 위축은 더 심각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콜금리를 1%포인트 인상하면 가계 전체 소비는 0.4%포인트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긴축적 통화정책은 자산보다 부채가 많은 저소득층의 소비여력을 위축시켜 소비회복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소득 계층별로는 고소득층(상위 20%)이 가구당 연간 12만4,000원, 중소득층(중위 60%) 9만원, 저소득층 7만2,000원의 소비가 감소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가계파산 가능성 커져=한국은행에 따르면 현재 가계대출에 대한 가중평균금리는 5.9%, 주택담보대출은 5.77%다. 아직까지는 개인들이 버틸 만한 수준이지만 금리 동향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내년 우리 경제의 침체 지속으로 실질소득이 제자리걸음을 거듭하는 상황에서 가계부채가 금융자산보다 지나치게 빨리 증가할 경우 채무 부담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가계대출 증가액은 23조2,000억원으로 2003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었지만 가계의 금융자산은 3.7% 증가하는 데 그쳤다. 금융자산 대비 금융부채비율(capital gearing ratio)도 지난해 말 43.2%에서 올해 6월 말 44.3%로 높아졌다. 이는 미국 32%(이하 올해 상반기 말), 일본 26%, 영국 35%(이하 2003년 말), 대만 17%에 비해 크게 높은 수준이다. 개인가처분소득 대비 금융부채비율도 지난해 말 1.36배, 올해 6월 말 1.41배, 9월 말 1.45배로 높아지는 등 소득에 비해 부채가 갈수록 많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 큰 문제는 가계가 금리 변동의 위험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는 것.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고정금리부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1.1%에 불과하다. 반면 시장금리 연동 대출은 95.3%에 달한다. 집값이 더 오를 것을 기대해 능력 이상으로 대출을 받은 가계가 많은 상황에서 소폭의 시중 금리 인상도 가계 충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가계 부실→집값 급락→가계 파산'의 악순환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입력시간 : 2006/11/20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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