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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자ㆍ부랑인들 소외계층 날로 느는데… 참여정부 복지정책 낮잠
입력2003-07-17 00:00:00
수정
2003.07.17 00:00:00
전용호 기자
“노무현 정부는 도대체 하층민들에게 애정이 있는 겁니까”
파주에 있는 한 장애인 단체에서 자원 봉사활동을 하는 참길공동체 회원 전혜원씨(28세)는 “참여 정부의 복지정책은 김대중 정권보다도 더 후퇴한 것 같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경기 침체의 골이 깊어지면서 노숙자ㆍ부랑인ㆍ쪽방생활자 등 하층민이 다시 증가하고 있고 이들의 생활고도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교통사고 등 불의의 사고로 고통을 받고 있는 장애인들도 일반 기업으로부터 철저히 소외되는 등 정상적인 생활은 요원하기만 하다.
가난한 농부의 아들 출신인 노무현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빈부격차 해소`를 정책의 주요 슬로건으로 내걸었지만 `밑바닥 인생`을 살고 있는 이들에게 삶은 여전히 고통의 연속일 뿐 그 이상의 것도 아니다.
◇늘어나는 노숙자= 경제가 계속 어려워지면서 서울역ㆍ청량리 등지의 거리노숙자가 외환위기 당시처럼 다시 늘고 있다. 지하철 역에서 기숙하던 노숙자들은 여름이 되자 아예 역 부근 길거리에 신문을 깔고 잠을 청하고 있다. 서울역 앞 대우빌딩에서 만난 김창남씨(38세ㆍ무직)는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지가 수개월 됐다”며 “돌아갈 곳도 마땅치 않고 날씨도 더워서 길거리에서 잠을 자곤 한다”고 스스럼없이 말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5월에 4,248명이었던 노숙자가 올 5월에는 4,317명으로 늘었다. 거리 노숙자도 지난 해 5월의 605명에서 올 5월에는 858명으로 증가했다. 특히 서울 2,758명(64%), 부산 557명(13%)등 대도시 지역에 노숙자들이 집중되어 있다. 그러나 실제 노숙자 수는 정부가 발표한 수치를 훨씬 웃도는 만여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에 있는 쉼터의 한 관계자는 “114개 쉼터에서 노숙자를 위한 숙박ㆍ급식 등 자활사업을 실시하고 있지만 상담보호센터와 무료 진료소 등 의료서비스는 턱없이 부족한 게 현실”이라고 토로한다.
◇쪽방 생활자와 부랑인의 처량한 삶=0.7~1평 규모의 간신히 몸을 누울 수 있는 쪽방에서 살고 있는 쪽방 생활자들의 삶도 곤궁하기만 하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올 4월말 현재 전국적으로 1만여명이 쪽방생활을 하고 있고 이중에 약 20% 정도는 쪽방 투숙과 노숙을 반복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이들은 화장실과 주방시설 등이 없기 때문에 위생이 불량해서 화재 등 안전사고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
부랑인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올해 3월말 현재 부랑인은 전국 37개 시설에 1만1,000여명이 수용되어 있다. 보호중인 사람 가운데 75%가 정신질환 및 신체장애를 갖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노인ㆍ장애인ㆍ정신질환자 등이 한 시설에 혼합 수용되어 적절한 서비스 제공이 곤란하다”며 “부량인 시설은 1인당 연간 운영비 지원단가가 184만9,000원으로 다른 복지시설보다도 부족하다”고 말했다.
◇지속적인 관심 필요= 하층민에 대한 참여정부의 대책은 아직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하다는 게 일반적인 평이다. 정부는 지난 16일 취약계층에 대해서 국정과제회의를 개최했지만 참여정부에서 복지정책은 환경정책 등과 함께 여전히 뒷순위로 밀려 있다. 전문가들은 “참여정부가 이들을 위한 사회 안전망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서 `사회통합`을 이루는 것이 중장기적으로는 안정적인 경제 회복 및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이구동성으로 지적했다.
<전용호기자 chamgi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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