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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 탕.. 탕..

누군들 자기 고향, 자기 나라가 아름답게 느껴지지 않을까. 사막은 사막대로, 초원은 초원대로 다 아름답다. 자연 그대로이기 때문이고, 고향이라면 더욱 그렇다. 그럼에도 우리나라는 참 빼어난 풍광을 지닌 나라다.강원도의 남자다운 멋, 충청도의 부드러운 멋, 전라도의 아기자기한 멋, 경상도의 투박한 멋, 그리고 제주도의 이국적인 멋까지(유감스럽게 아직 북녘땅은 가보지 못했다) 우리나라는 아름답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유럽을 가면 꼭 들르는 로렐라이 언덕이 있는 라인강보다 섬진강이 훨씬 아름답다. 다뉴브강보다 기실 동강이 더 아름답다. 김용택의 시가 아니더라도 해질녘 섬진강 가를 걷다 보면 누구나 시인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남해 보리암에서 맞는 일출은 숨을 멎게 한다. 우리 강산 남쪽 끝에 있는 달마사에서 빗방울 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그런데 왜 우리는 유럽이, 호주가, 하와이가 더 아름답다고 생각할까. 경주 갔다온 사람은 경주를 쉽게 잊어도 독일·스위스·헝가리 등지를 갔다 온 사람들은 그곳을 잊지 못한다. 왜 그럴까. 그곳은 추억을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추억은 우리 마음 속 감성이 움직일 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닐까…. 모든 것이 자연스레 흘러갈 때 우리는 아름다움과 편안함을 느낀다. 그곳 자연과 어울리는 집, 그곳과 어울리는 음식, 음악·옷·웃음·생활…. 그곳 자연과 자연스레 어울리는 문화가 있기에 우리는 잊지 못하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어딜 가나 아름다운 풍광이 있다. 그러나 일제의 강점과 뒤이은 급작스런 산업화로 자연과 어울리는 문화를 만들지 못했다. 전통과 여유가 사라진 자연에는 자연스럽지 않은 산업화의 규격만이 존재한다. 때문에 우리는 아름다운 자연에서 추억을 만들지 못하는 것이다. 어딜 가나 같은 음식, 같은 숙박시설, 같은 토산품, 같은 서비스, 같은 바가지… (그렇지 않았다면 아름다웠을)강 어디를 가나 강변에 늘어서 있는 탕·탕·탕(보신탕·영양탕·닭도리탕·매운탕…) 간판의 행렬은 우리를 질식하게 한다. 탕·탕·탕 만이 늘어선 강변에서 어찌 해질 녘 단소 한 곡조를 기대할 수 있으리요…. 廉振燮 야후코리아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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