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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컴팩 '불협화음'

합병사 인력 재배치 과정 이질 조직문화 충돌 진통'결혼은 미친 짓이다(?)' 합병 발표 1년이 지난 HP(휴렛팩커드)와 컴팩이 본격적인 동거를 앞두고 조직 문화의 차이로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약혼 발표 후 결혼에 이르기까지 소소한 일로 싸움이 잦아지기는 남녀나 기업이나 마찬가지. 양사는 원활한 합병을 위해 합병 계획팀을 세우고 막대한 시간과 비용을 들이고 있지만 아무래도 전혀 다른 문화의 조직이 합쳐지다 보니 진통을 피할 수는 없다. 이 같은 갈등은 최근 합병 회사의 인력을 재배치하고 조직을 바꾸면서 기업 문화가 충돌해 불거지기 시작했다. 심지어 사내 게시판에 합병에 관한 직원들의 감정 섞인 글까지 올라오는등 양측 직원들이 반응이 민감해지는 양상이다. 특히 최근에는 한 퇴사자가 욕을 섞어 'HP가 컴팩을 제대로 이해하기나 하느냐'는 내용의 글을 올려 물의를 빚기도 했다. 합병 회사 관계자는 "게시판에 익명으로 글을 올릴 수 있다 보니 과격한 문장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며 "이 같은 글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합병 회사의 직원들도 이에 대해 "거대 조직이 통합하는데 진통이 따르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냐"며 앞으로 조직이 완전히 자리잡기까지 몇 년간은 인내해야 한다는 글을 올리고 있다. 한국HP와 컴팩코리아 간의 합병 작업은 지난달 명예 퇴직자에 대한 처리를 끝으로 외형상 마무리됐다. 이 과정에서 150여명이 회사를 떠났다. 피 인수업체였던 컴팩코리아쪽의 퇴직자와 한국HP의 퇴직자 비율은 6:4 정도로 컴팩이 다소 많았다. 통합 회사는 '밸류 캡쳐링 프로그램(Value Capturing Program)'과 '얼리 리타이어먼트 프로그램(ERP)'등 각종 합병 프로그램을 통해 퇴직자에 대해 공평한 보상을 펼쳤지만 직원들의 볼멘 소리는 여전했다. 특히 노조가 없었던 한국HP와는 달리 노조가 버티고 있던 컴팩코리아의 목소리가 다소 높았다는 게 한 관계자의 얘기. 컴팩코리아 출신의 한 직원은 "지난 97년과 98년 탠덤과 DEC와의 합병 작업을 거치며 합병 적응력을 가졌던 컴팩코리아 직원들은 한국HP와 달리 다소 느긋한 입장이었다"며 "실직적으로 처음 합병을 치루는 한국HP의 경우 합병 불안감이 높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통합 법인은 성공적인 합병을 위해 '클린룸(Clean Room)이라는 조직과 신속출발(fast start)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직원 융화에는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퇴직자 보상 등 합병 마무리 작업에 대한 앙금은 완벽하게 가시지 않은 상태다. 통합 법인의 갈등은 본사에서도 마찬가지다. IT전문 미디어인 ZD넷은 최근 하나의 조직이 되기 위해 HP와 컴팩 본사가 겪고 있는 갈등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치열한 노력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ZD넷은 HP 스토리지 부서의 직원인 랜디 하겐이 컴팩에서 온 동료와 '위치(location)'라는 단어를 사용하면서 HP 직원들이 계정 코드로 언급하는 반면, 컴팩 직원들은 지리적인 의미로 이해하는 등 미묘한 차이를 경험한 사례를 들었다. 또 합병 회사가 직원간의 의사소통을 위해 인터넷을 통한 모임과 회의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업계에서는 두 회사의 국내 통합 작업이 삼성동 아셈타워에 머물고 있는 컴팩코리아가 여의도에 자리잡고 있는 한국HP사옥으로 이사를 가 합방을 하게 되는 10월이나 되어야 비로소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원정기자 홍병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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