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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감독 작품 저변 넓어져서 뿌듯해요”
입력2003-01-15 00:00:00
수정
2003.01.15 00:00:00
박연우 기자
1997년 예산 1억5,000만원에서 출발한 것이 지난해는 9억5,000만원으로 크게 늘었다. 평균 좌석점유율은 97년 91.7%로 좋은 반응을 보여 2001년에는 95%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지난 97년 문화계 많은 사람들의 염려속에 출발한 여성문화예술기획(대표 이혜경)이 주최하는 서울여성영화제의 자화상이다.
올해로 5회째를 맞는 서울여성영화제(4월4~12일)는 짧은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명실상부한 영화제로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매년 늘고 있는 입장관객수에서 알 수 있다. 2만명(97년), 2만5,000명(99), 3만명(2001), 3만2,000명(2002). 해외에서의 인지도도 높다. 올해로 6회를 맞는 터키영화제나 독일의 페미날레 영화제 등에서 프로그램협력을 요청하는 메일을 받고 있다.
양재동 고속터미널 근처에 위치한 서울여성영화제 사무국에는 영화제를 3개월여 앞두고 있어서인지 50여명의 스탭들이 빼곡히 앉아 자료를 챙기고 분임토의를 하는 등 분주한 모습이다. 그중 2명만이 남자고 모두가 여자다. “올해 처음으로 남자분이 들어와 사무실분위기가 좀 달라졌다”고 홍보팀에서 귀뜸해준다.
이혜경 집행위원장은 “매회 결산을 하고 나면 `참 잘 맞추네. 묘하게 적자를 안보고 잘 넘어가네`면서 늘 안도합니다. 그러면 바로 예산을 잡고 문광부등의 국고를 신청하고 각 기업체 다니면서 지원을 호소하는 숙제가 기다리고 있어 늘 힘듭니다”고 말했다. 올해 영화제 예산은 10억원정도. 어떻게 만들어야할지 벌써부터 고민이다. 인터뷰중에도 수첩을 들추는 모습이 `누구 스폰서 연결해 줄 사람 없나`하는 듯하다. 그는 “많은 기업이 아직도 인맥을 중심으로 한 후원을 하고 있는 듯합니다”면서 “유한킴벌리나 베네통이 기업이미지 광고를 문화적으로 하듯이 기업들도 여성적 시선의 새로운 창조를 해야 할때입니다. 우리 여성영화제와 함께 파트너를 하면 가장 진취적이고 앞서가며 창조적인 사람들과 페러다임을 함께 꿈꿔가는 기업으로 좋은 이미지를 줄 것 같은데, 기업들이 그것을 몰라 안타깝습니다”고 씁쓰름했다.
늘 예산 확보가 힘들지만 그만큼 보람도 크다. 이위원장은 “대학로에서 `자기만의 방`등의 기획을 통해 엄청난 흥행을 기록해 여성의 눈으로 바라보는 작품들에 대한 시장이 있다는 생각으로 대중성이 뛰어난 영화를 통한 영화제를 첫회 열었습니다. 여성으로 살아왔고 살아온 경험을 이론적으로 통일 시켜내고 실제로 축제로 발전시키는 능력을 가진 사람들을 시대가 요구하고 그것이 관객들의 욕구와 맞아 떨어졌던 것 같습니다”고 말했다.
그와 1972년 발족한 여성문화예술기획때부터 줄곧 같이 한 영화평론가 변재란씨 역시 여성의 힘에 대해 놀라워한다. 요즘 영화계는 여성들에게 인기 있는 직종이다. 그러나 불과 5년전만해도 그렇지 않다. 변씨는 “1회때만해도 한국에서 영화를 만드는 여성감독 숫자가 단 7명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만도 극장에 걸리는 것이 7작품에 육박했습니다”면서 “이는 여성영화제가 1회때부터 해왔던 여성단편경선을 통해 여성감독들이 발굴되고 관객들과 소통되면서 활동이 활발해졌다고 할 수 있어 보람됩니다”고 했다. 그는 이어 “많은 영화들이 남성 감독들이 남성 중심의 시각으로 만든 영화에 식상한 여성관객들이 여성영화제를 통해 여성감독들이 만든 영화를 통해 자신이 꿈꿨던 모델이나 대안적인 여성상이나 정신을 발견하면서 삶의 새로운 활기를 찾습니다”고 덧붙였다.
남인영수석프로그래머는 올해 영화제 특징에 대해 “액티비티한 것부터 가장 대중적인 영화까지를 여성의 이름으로 연결해 네트워크를 만든다는 기본취지에 예년보다 더욱 풍성할 것입니다. 특히 해외 게스트들이 배 이상이 들어옵니다. 그리고 기술은 남성이 것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자막등의 처리도 여성의 힘으로 완벽하게 해 발전된 기술의 면모를 보이는등의 내실을 다집니다. 또한 영화제작자나 감독들과의 대화도 크게 늘립니다”고 밝혔다.
<박연우기자 ywpar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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