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자금이 게릴라성 폭우처럼 고수익 투자대상으로 몰려들고 있다.
STX조선해양이 지난 15일부터 16일까지 1,8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청약을 진행한 결과 무려 4조9,500억원의 자금이 몰려 27.5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16일 공동 주간사인 대우증권에 따르면 이번 청약은 대우ㆍIBKㆍKB증권, 금호종금 등 4개 금융기관 창구를 통해 개별 배정 방식으로 진행됐다. 각 사별 청약금액과 경쟁률은 ▦대우 1조6,929억원(33.9대1) ▦금호 1조624억원(21.3대1) ▦IBK 7,835억원(26.1대1) ▦KB 5,583억원(27.9대1) 등으로 집계됐다.
이번에 공모한 BW의 만기일은
오는 2012년 6월20일이며 표면 이자율은 2%, 채권 만기보장 수익률은 연 6%다. 신주인수권증권 행사가격은 1만5,450원이며 올 8월20일부터 권리행사가 가능하다. 16일 현재 STX조선해양의 주가는 1만5,250원으로 행사가격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지만 최근 주가가 많이 떨어진 상황이어서 상승여력은 비교적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올 들어 시중자금은 조금이라도 더 높은 수익을 얻을 것으로 전망되는 투자대상을 찾아 대규모로 이동하고 있다. 3월 기아차 BW 청약에 무려 8조원의 자금이 몰리며 49대1의 경쟁률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대우차판매 BW 등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올릴 것으로 기대되는 BW나 유상증자 청약에는 예외 없이 대규모 자금이 몰렸다. 특히 하반기에는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이 높아 지금과 같은 위험자산 선호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원상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시중 유동성이 풍성한 상황이라 고수익과 안정성이 보장되는 BW 등에 많이 몰려들고 있다”며 “이처럼 고수익 투자대상을 찾아 시중자금이 무더기로 옮겨 다니는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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