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맏형’ 이운재(34ㆍ수원)가 다시 한번 한국축구를 벼랑 끝에서 살려냈다. 28일 밤(한국시간) 인도네시아 팔렘방 자카바링 경기장에서 펼쳐진 한국과 일본의 2007아시안컵 3-4위전이 0대0 무승부로 끝나고 곧바로 이어진 승부차기. 어김없이 골문을 지킨 이운재는 밤 늦게까지 숙명의 한일전 승리를 바라며 애를 태우던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양팀의 키커 5명이 모두 골을 성공시킨 뒤 한국의 6번 키커 김치우(전남)가 침착하게 차 넣자 이운재가 골문에 들어섰다. 일본의 하뉴 나오다케가 오른쪽 구석을 노리고 찬 볼이 가운데로 몰리자 정확히 방향을 읽고 몸을 던진 이운재는 오른손으로 볼을 쳐낸 뒤 동료들과 뒤엉키며 환호했다. 6대5로 승리한 한국은 이로써 3위를 차지, 2011년 차기 대회 본선 자동출전권을 따냈다. 3경기 연속 치른 120분 사투로 체력이 바닥났지만 일본에는 질 수 없다는 투혼이 이뤄낸 극적인 승리였다. 후반 11분 이후에는 중앙수비수 강민수와 감독 등 코치진 3명까지 한꺼번에 퇴장당하면서 악전고투를 거듭했다. 한국은 일본과 역대전적에서 38승19무12패(승부차기 승리는 무승부로 기록)로 우위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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