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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N TV 생생부동산] 에코(echo)세대를 위한 주거지원 정책이 필요한 이유

김지은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

지금까지 주택시장은 자본이득을 목적으로 움직였으며, 주택정책 역시 자가 보유 촉진을 통해 전세시장의 불안도 해결할 수 있었다. 주택가격 상승은 자연스러운 주거상향과 자본이득, 임차시장을 안정시키는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시장을 움직이던 공식들이 모두 깨지면서 전세위주의 임차시장도 저금리로 인한 월세확대가 가속화로 혼란에 빠졌다. 생애주기상 임차로 주택시장에 진입하는 에코세대에게 임차시장 패러다임 변화로 인한 시장의 혼란은 상당한 부담이 된다.

에코세대는 베이비붐세대가 낳은 자녀들이다. 전후 베이비붐세대가 메아리(echo)처럼 다시 출생 붐을 일으켜 1979~1992년에 태어났으며 2010년 현재 전체인구의 20%를 차지한다. 결혼을 통한 분가를 일반적인 독립으로 보았던 이전세대와 달리 서울과 수도권 거주비율이 높은 에코세대의 독립은 학교와 직장을 위한 이른 독립이 주를 이룬다. 취업난과 높아진 주택가격의 부담, 만혼(晩婚)은 임차시장의 거주기간을 5년 정도 지연시키고 있다.

목돈마련이 힘든 이들에게 전세가격 상승은 임차시장 진입의 부담이 되며 더구나 가속화되는 월세 난에 소득의 일정부분을 월세로 부담하고 나면 목돈을 모을 여유가 없어 주거상향을 기대하기는 더욱 힘들어진다. 2010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가구주로 독립한 에코세대는 수도권 단독주택에 보증부 월세로 거주하는 특징을 보인다. 월세가 가속화되기 이전부터 에코세대의 점유형태는 월세비중이 가장 컸으며, 부모인 베이비붐 세대 20대 시절 전세거주 비율이 높았던 것에 비하면 지금의 에코세대는 상대적으로 점유형태의 하향세가 눈에 띤다.

박근혜 정부출범 이후 발표된 정부의 주택정책은 자가 보유 확대를 통한 주택가격 안정과 전세난 완화를 위한 전세 자금 대출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에코세대가 포함되는 주거지원은 신혼부부를 위한 신혼부부전세임대, 대학가 전월세난 해결을 위한 대학생 전세임대, 대학기숙사 건축비의 50% 수준의 주택기금 지원이다. 물론 공급을 늘려 수급대상을 확대하고는 있지만 매입임대와 기숙사 건설 지원의 물량이 수요대비 부족하며, 행복주택 역시 주민과 지방자치단체의 반대에 부딪쳐 지방중심으로 계획이 선회되면서 서울, 수도권에서 월세부담에 시달리는 에코세대를 위한 지원은 부족한 실정이다.

에코세대를 위한 주거지원은 단순히 젊은이들에 대한 무조건적인 지원이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사회진출과 가구형성, 출산 등 다양한 변화 과정 속에서 인구성장 기반 마련과 경제 성장 동력이 될 이들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다. 미국과 영국은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하는 주거복지 시스템 내 우리나라의 에코세대와 같은 청년세대가 포함된다. 네덜란드는‘독립지원금’, 덴마크의 ‘학생지원금’을 지급한다.



부모의 자산이 자식세대에게까지 대물림되고 특히 부모의 경제적 지원 없이는 주택마련이 힘들어 주거계층의 양극화 문제가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부모의 가난이 자식에게 대물림되어 열악한 주거환경에 처하는 것을 방지하고, 학생지원금을 통해 주거문제와 기본적인 생활비를 보조해주는 외국의 사례는 청년세대의 안정된 주거독립과 주거환경 제공을 통해 안정적인 사회진출과 성장기반을 지원 한다는 데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주택시장의 회복을 논하면서도 여전히 임차시장의 불안정에 대한 해결책은 많지 않다. 월세가 보편화된 외국과 달리 급진적인 월세시장의 확대는 청년세대 가처분소득의 감소와 목돈마련 기회의 상실이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사회진출, 가구형성 등 인생의 출발점에 있는 에코세대가 자신의 라이프사이클의 변화에 따른 사회경제적 안정과 함께 주거상향을 꿈꿀 수 있는 사회적 안정장치 마련이 시급하다. 주거불안정으로 인한 미래의 불안감이 에코세대를 가로막아서는 안될 것이며 이것이 바로 이들을 위한 주거지원 정책이 필요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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