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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건물이 들어선다면 도시 브랜드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또 한국과 서울의 브랜드를 해외에 알리고 위상을 제고시키기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이 함께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합니다." 국가브랜드지수(NBI) 개발자인 사이먼 안홀트(Simon Anholt)씨는 29일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서울국제경제자문단총회'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한국의 역사를 담을 수 있는 건물이 한국이나 서울에 들어선다면 도시 브랜드가 급격하게 상승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뉴욕의 자유여신상과 파리의 에펠탑 등은 존재 자체만으로도 해당 도시를 가장 잘 표현하면서 외국인과 관광객에게 많은 매력을 뿜어내고 있다"며 "사이즈 면에서 1m 안팎인 브뤼셀의 오줌 누는 아이 동상과 같은 작은 조각물도 그 도시를 대변하는 만큼 한국만의, 그리고 서울만의 역사를 말해주는 건축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 주거문화의 특징 중 하나인 아파트를 도시 브랜드 제고의 한 방법으로 제시했다. 그는 "한국에 많은 아파트가 있는 만큼 색채만 달리해도 흥미로운 볼거리를 제공하고 도시의 정체성을 대변할 수 있다"며 "많은 아파트들을 도시 브랜드 제고의 수단으로 활용해볼 만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아파트는 주거 공간인 만큼 외관을 화려하게 하는 것보다 내용과 실체ㆍ기능에 치중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안홀트씨는 영국 공공외교위원회 국가 브랜드 자문위원이며 '국가 브랜드'라는 개념을 바탕으로 국가브랜드지수를 개발해 매년 발표하고 있다. 올해 발표된 지수에 따르면 한국은 전체 50개국 중 33위를 차지했다. 그는 한국과 서울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기업을 활용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할 만한 일이라고 제시했다. 소니(Sony)와 JVC 등의 전자제품 회사는 일본 기업이라고 해외에 잘 알려져 있지만 삼성을 한국 기업이라고 인식하는 외국인이 많지 않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안홀트씨는 "일본의 경우 지난 1940년부터 국가와 기업이 함께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 협력해오면서 '소니=일본'이라는 등식이 성립했다"며 "그러나 한국의 경우 기업이 홀로 해외 시장을 개척해 '삼성=한국'의 등식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미 글로벌 플레이어로 성장한 삼성과 같은 기업과 국가 브랜드 제고를 위해 협력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한국 정부는 기업들에 인센티브를 부여해 정부와 산업이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는 서울의 브랜드 강화전략과 관련, "한강은 500여년 전부터 서울을 관통하는 심장과 같은 존재인 만큼 한강의 매력이 더욱 돋보일 수 있도록 한강변을 개발했으면 한다"며 "서울이 국제적인 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외국인이 교육을 위해 찾을 수 있는 도시, 녹색환경이 조성된 도시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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