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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銀 "외환銀 인수 어쩌나…" 속앓이 깊어진다

정부 매각의혹 수사에 여론부담도 커져<br>정밀 실사기간 늦추고 신중 대응하며 "원천무효돼도 인수추진 입장은 불변"


유회원 론스타어드바이저코리아 대표가 21일 감사원에 불려가 조사받고 전윤철 감사원장과 김중회 금융감독원 부원장이 외환은행 재매각을 중단할 수 있다고 밝히고…. 론스타와 외환은행 인수 우선협상자 계약(MOU)을 체결한 국민은행은 속앓이를 하고 있다. 리딩뱅크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외환은행 인수전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지만 주변 상황이 국민은행에 너무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론스타가 3년 전에 1조3,000억원을 투자해 3배가 넘는 4조5,000억원의 매매차익을 얻어 튀려고 한다는 정부의 의혹 제기와 국민적 여론에 국민은행은 마냥 자유로울 수 없는 실정이다. 일단 국민은행은 지난 4주에 걸쳐 21일 끝내기로 한 외환은행 정밀실사를 연장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국민은행은 이날 “외환은행 인수협상을 서두르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국민은행의 이 같은 반응은 전 감사원장이 지난 20일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검찰 수사와 감사원 감사가 끝날 때까지 외환은행 재매각 협상이 늦춰지는 게 맞다”고 발언한 것과 궤를 같이하는 것이어서 금융권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민은행의 한 고위관계자는 “지난달 27일부터 시작된 외환은행 실사가 계획대로 진행됐다면 오늘(21일) 마칠 계획이었으나 외환은행 노조의 실사거부와 여러 변수로 인해 실사기간 연장이 불가피했다”며 “현재 검찰과 감사원이 2003년 외환은행 매각에 대해 조사하고 있는 과정에서 인수절차를 서두르는 것은 바람직하진 않다”고 말했다 분위기가 이상하게 꼬이면서 국민은행은 최근 마련한 외환은행 인수전 3가지 시나리오 중 최악의 상황인 ‘론스타의 외환은행 대주주자격 박탈’ 및 ‘2003년 외환은행 매각 원천 무효’ 결정시 발생할 수 있는 대응전략에 보다 진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그동안 론스타에 대한 검찰 수사와 감사원 감사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도 국민은행은 비교적 여유 있는 입장이었다. 2003년 외환은행 매각이 원천 무효화될 경우 론스타가 보유하고 있는 외환은행 지분의 강제매각이나 세금 징수선에서 론스타 재매각이 마무리될 것으로 관측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감원 고위층에 이어 전 감사원장이 “2003년 외환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의도적으로 낮춰졌고 거기에 론스타가 개입한 것이 입증된다면 계약에 대해 유ㆍ무효를 따질 수 있다”고 발언하면서 국민은행은 잔뜩 긴장하는 분위기로 돌변했다.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에 대해 원천 무효 결정이 날 경우 하나금융지주와 겨뤄 힘겹게 따낸 국민은행의 외환은행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도 상실되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은 시종 정부의 정책에 따른다는 기조를 갖고 있기에 감사원과 검찰ㆍ금융감독당국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 내부에서는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가 원천 무효될 경우에 대한 대비책도 마련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날 “론스타에 대한 감사원과 검찰의 조사과정을 지켜보면서 외환은행 인수를 진행할 것”이라며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국민은행의 외환은행 인수는 차질이 없도록 대책을 강구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2003년 외환은행 매각이 무효화된다고 해서 국민은행이 외환은행을 인수할 기회마저 상실하는 것은 아니다”며 “오히려 시장상황에 따라 외환은행 인수가격이 디스카운트될 가능성도 있는 만큼 긍정적으로 상황변화에 대처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최악의 경우 론스타 문제로 인해 우선협상대상자 지위가 상실되더라도 외환은행 인수는 추진할 계획임을 분명히 했다. 금융권에서는 론스타에 대한 감사원 감사, 검찰 수사에 이어 국세청 세무조사, 그에 이어 론스타 측의 맞소송이 제기되면 “외환은행 매각이 올해를 넘길 수도 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국민은행 역시 외환은행 인수를 론스타가 제시한 매각일정대로 진행할 경우 사후에 ‘론스타에 이롭게 했다’는 비판여론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여건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일정을 늦출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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