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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신종자본증권의 빛과 그늘

손수택 우리투자증권 마린시티WMC 센터장


AA-등급의 회사채 금리가 현재 3%도 채 되지 않는 저금리 시대다. 이 와중에 신용등급이 한 단계 높은 AA0로 5%대의 높은 금리를 주는 채권이 있는데 바로 신종자본증권이다.

신종자본증권은 주식과 채권의 특징을 동시에 지닌 유가증권으로 대부분 은행의 자본 확충 목적으로 발행되고 있다. 은행은 발행 비용이 높은 주식을 대신해 기본 자본 비율을 높여줄 수 있는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함으로써 자본 적정성을 개선한다.

주식ㆍ채권의 특징과 비교해 살펴보면 신종자본증권의 만기는 일반 채권과 같이 확정적이지만 대부분의 만기가 30년 이상이라 사실상 주식처럼 영구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이자 지급 및 만기 상환도 의무적이라기보다는 유예되거나 연장 가능성이 있어 주식과 채권의 중간 성격을 가진다. 발행 기업이 부도가 나 청산할 경우에는 상환 순위가 채권보다 후순위에 놓여 위험도는 일반 채권보다 높은 편이나 주식보다는 선순위다.

이에 신종자본증권은 선순위채 대비 신용등급이 2단계 낮게 발행된다. 대신 일반 채권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위험을 감안해 비교적 높은 금리를 제공한다.

올 들어 신종자본증권의 발행이 크게 증가했다. 은행권이 바젤Ⅲ(은행자본 건전화 방안) 시행 이전에 추가 자본 확충과 시행 이후 투자자들의 수요 감소 대비에 나섰기 때문이다.

국내 은행권의 신용도가 높은 편인 데다 장기적 안정성도 우수한 점을 고려해볼 때 금리 측면에서 시중은행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의 투자 매력은 충분하다고 판단된다.

여기에다 장기 채권의 경우 3년 이상 보유하면 분리과세(33%)가 가능하기 때문에 종합소득세율이 훨씬 높은 고액자산가들에게는 더욱 유리하다.



하지만 위험 요인이 있는 만큼 신종자본증권에 투자할 때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신종자본증권은 일반적으로 발행 기업이 파산 시 보상권이 후순위로서 채권자 및 우선주 보유자에 대한 상환이 이뤄진 후에 남는 재원으로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 유념해야 한다.

또 발행 기업 대부분이 콜옵션을 행사함으로써 금리 상승 조건에 따른 비용 부담을 덜고 있지만 만약 행사하지 않은 경우의 만기 연장 위험도 있다.

누적된 배당 가능 재원 및 평판 리스크 등을 감안할 때 신종자본증권의 이자 지급이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은 작으나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정되는 등의 사안이 발생할 경우 이자 지급 정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발행 규모가 작고 빈도가 낮아 유동성이 비교적 낮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최근과 같은 저금리 기조하에서는 신종자본증권의 상대적인 수익성은 높은 것으로 판단되지만 신종자본증권이 내재한 위험 요소도 사전에 충분히 이해한 후 투자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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