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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그리고 유럽

유럽을 여행해본 사람들이라면 참 좁은 땅에 많은 나라들이 붙어 있고, 또 나라별로 자기들만의 독특한 문화를 즐기고 있구나 하는 것을 느꼈을 것이다. 반면에 미국의 경우는 왜 이렇게 큰 땅덩어리에 사는 사람들의 사는 모습이 어디 가나 거의 같이 획일화될 수 있을까 하고 의아스러운 생각이 들게 된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국토는 작으면서도 삼국시대가 끝난 이후부터 중앙집권적인 국가체제를 공고히 다져와 각 지방 나름대로 특색 있는 발전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고 분권의 경험도 축적되지 못한 것이 아쉬운 점이다. 이제 세계화라는 전 세계적인 시대 변화의 흐름 속에서 유럽은 유로화 발행 등 통합의 길로 나아가고 있고, 우리는 분권화를 핵심 국정과제의 하나로 채택하고 있다. 언뜻 보면 서로 상반된 길을 가고 있는 것 같지만 결국 목표는 `국가경쟁력 강화`로 귀착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1월 13일 분권형 국가로의 도약을 위한 `지방분권특별법`이 공포되었다. 지방행정을 오랫동안 담당해온 사람들로서는 법 하나가 새로 제정되었다는 의미라 아니라 지방자치의 신기원이 열린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 법은 중앙정부의 획일적인 통제와 간섭보다는 지방이 지역발전을 위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휘할 수 있도록 기능과 재원을 대폭 지방으로 넘겨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목적이다. 또한 실천 과제를 명시함으로써 지방분권에 대한 추진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지난 한해 동안 정부는 법 제정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렇지만 이제부터는 법이 성공적으로 구현될 수 있도록 각 부처에서 관련 법령을 제정 또는 개정하는 등 실질적인 제도 개선에 착수할 것이다. 이와 함께 자치단체에서도 자체 혁신을 통해 수용능력과 지역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주민들도 주인 의식을 가지고 지역문제에 적극 참여할 때 진정한 의미의 지방분권시대가 열릴 것이다. 백지장도 맞들면 낮다고 하지 않았던가. <김주현 차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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